[쌀개방 비준안 국회 통과] 여당, 의장석 점거 민노의원들 1명씩 끌어내

23일 쌀협상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민주노동당과 여야 농촌 출신 의원들이 '실력저지'에 나서며 극심한 진통을 겪었지만 다수의 힘 앞에서 역부족일 뿐이었다. 원내 제 1·2당의 비준안 상정 합의에도 불구,실제 상정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비준안 처리를 결사 반대해온 민노당과 농촌 출신 의원이 대부분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실력 저지' 방침을 밝혔고,한나라당의 농촌 출신 의원들도 이에 가세했다. 급기야 본회의장 진입 과정에서부터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권영길 대표 등 민노당 의원들과 당직자 50여명이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시작되기 30분 전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열린우리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이를 저지,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단병호 이영순 의원은 옆문을 통해 본회의장에 진입,의장석 점거에 성공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열린우리당 의원 40명이 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하며 대치가 이어졌고,본회의장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본회의장 밖에서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노당 심상정 강기갑 의원 등이 회의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경위들이 출입문을 가로막고 제지,충돌이 빚어졌다. 민노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은 "강기갑 의원을 들여보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했고,일부는 주먹다짐 직전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30여분가량 회의가 지연된 후 김원기 국회의장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의장석을 점거한 민노당 의원들을 한명씩 자리에서 밀어내고 의장석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민노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항의했다. 김 의장이 의장석에서 비준안 상정을 선언하자 의장석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여야 의원들이 한데 엉키고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혼란은 계속됐다. 민노당 의원과 농촌 출신 의원들은 "농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저항했고,민주당 의원들은 '처리 연기'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제안설명과 찬반토론 등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곧바로 표결을 강행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