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유령과 천국같은 사랑에 빠져봐 '저스트 라이크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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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리즈 위더스푼)는 어느날 자신의 집에 이사와 살고 있는 데이빗(마크 러팔로)을 발견하고 내쫓으려 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기억을 잃고 떠도는 유령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데이빗의 눈에만 띈다. 이제 데이빗은 그녀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나선다.
마크 S 워터스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사랑의 정체를 탐색하는 영화다.
터무니없는 구성이지만 장서희가 주연한 '귀신이 산다'와 데미 무어가 출연했던 '사랑과 영혼'을 접한 관객에게는 낯선 이야기도 아니다.
초반 설정이 암시하듯 엘리자베스의 기억찾기와 두 남녀의 사랑은 비례관계를 갖는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남자에게 빠져든다. 사랑이란 상대방에 대한 깊은 성찰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엘리자베스가 코마(혼수)상태의 영혼임이 밝혀질 즈음 영화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묻는다. 타인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관심을 쏟아왔던 일 중독자 엘리자베스 같은 인물은 주변인에게는 죽은 사람과 진배없는(코마상태) 인물이다. 영화속 이웃 주민들은 그녀의 존재를 전혀 모른다.
유령처럼 등장하는 엘리자베스는 영혼이 살아 있지만 육신은 죽은 인물인 반면 그녀의 상대역 데이빗은 육신이 살아 있지만 영혼은 죽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엘리자베스의 혼령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두 남녀는 서로의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짝이다.
육감적인 아랫집 여인은 결코 데이빗의 짝이 될 수 없다. 그녀도 데이빗과 마찬가지로 육신은 살아있지만 영혼은 죽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애정없는 섹스만을 추구하는 그녀는 영혼을 상실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금발이 너무해'에서 똑똑하고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줬던 리즈 위더스푼은 이 영화에서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연약한 여성으로 변모하면서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12월1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