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 합헌] 수도권 규제완화 목소리 높아진다

행정도시특별법 합헌 결정에 따라 수도권 내 대기업 공장 설립과 관련된 규제 완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012년 행정도시·혁신도시 건설 때까지 잠정적으로 연기돼 있는 전반적인 수도권 규제 완화 시기가 좀더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24일 "헌재의 위헌 소송 각하 결정은 정부의 핵심국정과제인 국가균형발전을 충실히 추진하는 것과 더불어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본격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LG계열사 등 일부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문제삼아 온 경상북도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 수도권 규제 완화 목소리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하지만 당장 대폭적인 수도권 대기업 공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오는 2012년 행정도시 및 혁신도시가 세워져 지역균형발전이 도모되기 전까지는 전반적으로 규제 완화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012년까지는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은 LG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사안별로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검토 중인 이 같은 수도권 규제완화 로드맵은 헌재 결정을 계기로 시행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 산자부 등과 함께 규제 완화 정책을 지지해 온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공장 문제가 이제까지는 균형발전의 틀 안에서만 얘기돼 왔지만 앞으로는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와 재계는 이전부터 외국기업과의 역차별 때문에 국내 대기업에도 외국인투자기업 수준만큼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즉 국내 대기업도 외투기업과 마찬가지로 수도권에 공장을 세울 수 있는 업종이 25개 첨단업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은 내년 말까지 LCD TV 등 8개 업종에 한해 공장 신설이 허용돼 있다.


14개 업종은 공장 증설이 가능하긴 하지만 증설 한도가 기존 공장의 100%로 묶여 있어 유명무실한 규제 완화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계 일각에선 헌재 결정을 계기로 공해와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업종에 대해선 공장 설립을 원칙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