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끊긴 중국 하얼빈 '공황상태'.. 사재기ㆍ대피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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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가 식수오염으로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밥 지어먹을 물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인근 도시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지난 13일 5명이 숨지고 수만명이 대피한 지린성 벤젠공장 폭발 사고로 맹독성 물질 벤젠이 쑹화강으로 흘러들어 하얼빈시에 최악의 식수오염 사태를 불러왔다고 24일 발표했다.
사고 다음 날인 14일 검사 결과,벤젠 등이 검사 지점에 따라 국가 기준에 비해 최고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국가 기준보다 조금 높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쑹화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해 지린성을 거쳐 헤이룽장성으로 흘러내려온다.
길이 80km에 달하는 오염띠가 한 지점을 통과하는 데 40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염원이 지난 23일 밤 하얼빈 쓰팡타이 취수장에 도달했고 25일 오후 하얼빈 구간을 완전히 통과할 전망이다.
하얼빈시는 재난지역을 방불케 하고 있다.
22일 단수 조치 이후 하얼빈 시민들이 생수와 음료 사재기에 나서면서 평소 1~2위안(약 130~260원) 하던 생수가 23일 50위안까지 치솟았다.
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에서는 생수뿐 아니라 빵과 소시지 등 대체 식품도 동이 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30일까지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고 세차장과 목욕탕도 문을 닫았다.
홍콩 명보는 "정상적인 도시 기능이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앙 정부와 헤이룽장성은 나흘 뒤면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고 수질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하얼빈 시민들의 동요는 계속되고 있다.
인근 지린성 등으로 대피하려고 공항과 기차역을 찾는 시민이 수천 명으로 늘어났다.
항공권과 기차표 가격도 최대 60% 넘게 치솟았다고 홍콩 언론들은 보도했다.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러시아의 캬바로브스크시도 아무르강 수질검사에 착수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