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 "바쁘다, 바빠"

여야의 차기 대선 예비주자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당 주자들은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물밑 경쟁에 들어갔고,한나라당 주자들도 내년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될 대선전을 앞두고 세확보 싸움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무소속으로 여전히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고건 전 총리도 내부조직의 전열정비를 서두르면서 행보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우선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동을 걸었다.
김 장관을 지지하는 여당 내 세력이 26일 '국민정치연대(공동대표 정봉주 권혁철)'를 출범시킨다.


여당 내 기간당원 조직으로 이미 16개 시·도별 하부조직을 완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의원 외에 장영달 유선호 우원식 이기우 의원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3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소속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당 복귀를 앞두고 '통일 전도사'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통일 마라톤에 참가하고 각종 여당 내 행사 및 지방 강연을 통해 최근의 남북관계와 나아갈 방향 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정 장관은 당내 인사들과의 잦은 모임보다는 사회원로와 시민단체 인사들과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지난 '10·26 재선거' 완승 이후 대구 대전 광주 등을 분주히 오가며 '대민 접촉'을 가졌다.


조만간 부산과 인천 강원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광주 조선대에서 특강도 예정돼 있다.


지난 달 30일에는 TV에 출연,'사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자신 알리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사업 얘기를 담은 자신의 에세이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의 독자 사인회를 갖는가 하면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시민과 호흡을 맞췄다.


이달 들어 연세대 성균관대 목포대 등에서 특강을 하는 등 젊은층과의 만남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지난 11일 광주·전남경영자총연합회,24일 한국발전연구원 등의 초청 강연을 통해 "한나라당이 보수만 고집하면 집권하지 못한다"고 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대북경제협력기구 구성'과 '개성-파주 남북 경제특구 및 동해안 남북 관광교류특구 설치'를 비롯한 남북한 화해협력을 위한 10개안을 제시하는 등 대북정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고 전 총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내부 홍보기능 정비를 서두르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23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핵심 화두는 정치와 리더십이었다.


고 전 총리는 현 정부에 쓴소리를 한 뒤 지난 해 탄핵정국에서 자신이 대통령 대행직을 무난히 수행한 점을 부각하면서 '실사구시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미지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