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실내공기오염 적극 대처해야

박갑록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 1년 이상 지났지만 실내공기의 환경적 문제는 여전히 언론과 학계, 산업계 등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인공적인 화학물질의 피해가 사람의 생명유지에 제일 중요한 호흡활동을 통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가 실외보다 더 심하게 오염돼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일상생활 속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화학물질로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톨루엔,에틸벤젠,자일렌,트리클로로에틸렌 등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강한 산화성을 지니고 있는 오존 등을 들 수 있다. 호흡기질환 중 천식 및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의 많은 경우가 오존,휘발성 유기화합물,포름알데히드 오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 도시사람들은 80~90% 가까운 시간을 건물공간에서 보내고 있다. 의복이 인간의 제 2의 피부라면 건물의 실내공간은 제 3의 피부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에 사용되는 재료는 살에 닿는 의복과 같이 화학적ㆍ물리적ㆍ생물학적인 영향을 막아주는 기능과 아울러 오염된 실내공기는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실내공기오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새집증후군,화학물질과민증,빌딩증후군 등이 있다. 이런 증후군은 신축건물의 벽지,바닥재,접착제,인테리어필름,페인트 등에서의 호흡 및 피부자극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의 방출이 주요인이라 할 수 있다. 환경시험전문연구기관의 분석결과를 보면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해를 끼치는 화학물질은 80% 이상이 포름알데히드이며 그 다음으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오존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발암성물질과 부식성물질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는 1990년대부터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온 환경공해병의 원인물질로서 석유화학문명의 부정적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유해화학물질로부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특별한 시설을 하는 것 보다도 난초 등 녹색식물 등을 집안에 키우는 것만으로도 많은 저감효과를 볼 수 있다. 즉 관상용 녹색식물은 식물자체뿐만 아니라 식재인 화산석, 숯 등이 냄새 및 휘발성 유해화학물질을 흡수하는 좋은 재료이기도 하다. 벤자민ㆍ고무나무를 집안에 놓기만 해도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며 특히 오존발생이 우려되는 곳에서는 오존흡수율이 높은 백합도 좋은 자연친화적 화학물질 대처방안이 될 수 있다. 자연친화적 식물의 이용이라는 2차적인 처리방법보다 좀더 적극적인 대안으로는 유해화학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생산공정의 장려가 필요하다. 즉 친환경상품(녹색상품)의 보급촉진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을 위해 2005년 7월부터 건설업체에 공급되는 페인트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함량을 현재보다 5~7% 적게 함유된 환경친화형 도료가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친환경상품의 활성화는 변화되는 친환경상품 시장수요를 반영하고 국내 제품 환경 관련 법령과도 연계가 될 뿐만 아니라 국제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환경성 확보도 가능하다. 따라서 업계는 무해성이 입증된 친환경상품을 생산하고 정부는 저가의 친환경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유도하는 시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험분석을 바탕으로 하는 시험연구원 주관의 인증제도가 활성화된다면 환경친화 제품의 보급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화학물질의 사용을 억제할 수 있고 최종 소비자들은 안전성이 확보된 친환경제품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