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자식.아내 빼곤 다 빌려쓴다 .. 렌털시장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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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에 사는 회사원 이기환씨(33).그의 집에 있는 주요 생활용품의 절반은 '남의 것'이다.
대당 100만∼200만원짜리인 정수기와 비데 연수기는 월 2만∼3만원씩에 빌려 사용하고 있다.
최근엔 6개월 예정으로 러닝머신을 월 6만원에 임대했다.
세살배기 아들의 놀이용품도 대부분 빌려서 쓴다.
실내용 미끄럼틀,그네 등을 4주에 2만원씩 주고 매달 바꿔가며 사용한다.
아들이 태어난 뒤 1년 동안 이용한 유아용 침대도 월 1만원짜리 렌털 제품이었다.
이씨의 부인인 이모씨(29)도 동창회 등에 갈 땐 명품 핸드백을 2만∼3만원에 빌려 멋을 내곤 한다.
이씨는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잘못 사면 짐만 된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아내(남편)와 자식 빼고는 모두 빌린다'는 식의 렌털 지향형 소비 패턴이 보편적 생활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구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렌털족'이 급증하면서 렌털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렌탈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정수기 자동차 헬스장비 등 중장기 고가 렌털 제품은 물론 중고명품 한복 등에서 애견,수족관,결혼식장 하객에 이르기까지 렌털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중 단기대여상품 시장은 매년 20∼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중장비 등 산업형 제품까지 합칠 경우 올해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총 13조여원으로 2000년대 초의 2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서도 생활밀착형 렌털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정수기 비데 등 소위 웰빙 가전 시장은 지난해 이미 1조여원을 훌쩍 넘어섰다.
웅진코웨이의 렌털 매출액은 2001년 2518억원에서 지난해 7544억원으로 3배 커졌다.
'오토리스' 시장 규모는 2001년 1622억원에서 올해 2조7000억원(추정)으로 16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건설장비 임대업체를 포함할 경우 렌털 업체는 전국적으로 2만여개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