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브리지 "미국 부자대학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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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명문대학들이 미국 대학 따라하기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옥스브리지(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재정을 강화하기 위해 기부금 유치에 소극적인 영국의 문화적 관습에서 탈피,미국 대학의 재정 운용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졸업생 기부금 늘리기
오는 2009년 개교 800주년을 맞는 케임브리지는 지난해 1050만파운드(약 1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옥스퍼드도 대학출판사의 수익금 1890만파운드가 없었다면 케임브리지보다 훨씬 큰 적자를 냈을 것이다.
이처럼 옥스브리지가 부실한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는 기부금 보유 규모가 미국의 라이벌 대학들에 비해 작다는 것이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기부금 규모는 각각 54억달러와 47억달러지만 하버드는 옥스브리지의 5배에 달하는 256억달러의 기부금을 갖고 있다.
이는 옥스브리지의 졸업생이 미 대학 졸업생들에 비해 기부금을 내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납부하는 졸업생의 비중이 케임브리지는 10%인 데 비해 프린스턴은 58.6%에 달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는 이 비중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케임브리지는 옥스퍼드와 경쟁적으로 런던 금융가를 주름잡고 있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투자 수익률 높이기
옥스브리지는 모금한 기부금을 굴려 높은 수익을 올리는 데서도 미 대학들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기부금 운용 수익률이 케임브리지는 7.2%에 그치고 있지만 예일은 16.8%에 이르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옥스브리지는 미 대학들에서 일반화된 CIO(최고투자책임자)의 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기부금을 유명 투자회사에 맡겨두고 학내 투자위원회를 통해 감사만 하던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탈피,CIO를 앞세워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등 지금껏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수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케임브리지의 투자담당자 앤드루 레이드는 "전 세계 어떤 분야라도 우리 대학의 '돈벌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며 "헤지펀드 PEF 등 투자대상을 가리지 않고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옥스브리지가 미국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기부금 요청을 주저하는 영국식 관습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