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줄기세포 진위 논란 정부가 가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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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 중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 연구원들이 MBC PD수첩팀으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받았다는 YTN 보도와 관련,MBC가 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는 이날 PD수첩 제작진이 황 교수팀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윤리규정을 위반한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번 취재 결과의 방영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아줄기세포의 DNA가 환자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MBC PD수첩팀의 주장에 대해 황 교수팀이 '과학적 오류 투성이'라고 반박하는 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던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 진정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황 교수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하기 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배아줄기세포의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고,사이언스측도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MBC측은 이날 사과발표에도 불구하고 과학계가 나서 황 교수팀의 연구 내용에 대해 재조사해줄 것을 또다시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해소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마디로 줄기세포의 진위여부와 관련해서는 더이상 문제를 제기하지않지만 황교수팀의 연구성과에 대해선 검증을 계속 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종전과 같은 소모적 논란이 또다시 벌어질 경우 국가적 혼란과 국익 손상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한국 과학계의 위상도 추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런 소모적 다툼이 우리 과학계의 사기를 떨어뜨리고,나아가 그로 인해 핵심 기술 보유자의 이탈 현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중요한 연구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마저 배제(排除)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다 확실히 규명하면서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정말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나서 하루빨리 연구 성과에 대한 검증을 실시함으로써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우리가 세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는 줄기세포 기술이 유출되는 것은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그런 필요성이 더욱 크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