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한 춘천.강릉 "기업도시 이어 또..."

강원도 혁신도시가 4일 원주시 반곡동 일원으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관광공사 등 13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강원도는 내년부터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2007년부터 이전을 위한 기반공사 등을 시작,2012년까지 혁신도시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주시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춘천시와 강릉시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김진선 강원지사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중부내륙 거점도시로 성장 기대 원주시는 이날 수도권과 행정중심복합도시와의 접근성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후보지로 결정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관광공사 등 13개 이전 대상 기관의 직원 3000명에다 세수 30여억원이 추가로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주시는 기업도시에 이어 혁신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겨진 2015년께 인구 50만명의 광역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혁신도시가 함께 조성되면 10만여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의료 IT 전자 정밀금속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면 대기업 이전도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며 "원주를 중부내륙 거점도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이전 공공기관에 대해 재산세 취득세 등록세 등 지방세를 전액 면제해 주고 공공기관과 함께 이전해오는 기업에 대해서도 최고 3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또 이전 기업의 고용 인원이 100~200명 선을 넘고 투자금액이 200억~300억원에 이를 경우 부지 매입비 중 20억~5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반곡동 일원(105만평)은 고속도로와 철도역,공항 등과 10분 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영동고속도로로 서울까지 50분,중앙고속도로로 대구까지 2시간거리인 데다 2012년 완공 예정인 영동고속도로 여주~원주 구간이 8차로로 확장되면 인천공항까지 1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춘천·강릉은 수용못해 탈락한 춘천시와 강릉시는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춘천시는 이날 혁신도시 발표 직후 유치활동을 벌여온 시민단체들과 긴급 모임을 가졌다. 5일에는 시민단체들과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류종수 춘천시장은 "균형발전하자고 하면서 (원주에) 민간기업이 토지 수용권을 갖고 도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도시에다 공공기관을 유치할 수 있는 혁신도시까지 몰아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혁신도시 선정에 탈락한 9개 시·군과 연계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심기섭 강릉시장도 "강원도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국가정책에서 항상 소외돼온 영동권을 무시한 일이기에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다른 시·군과 함께 법적인 조치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혁신도시 선정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탈락 도시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강원도는 춘천과 강릉에도 최소한 3분의 1 이상의 공공기관이 분산 배치되도록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는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일괄 배치한다는 정부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혁신도시로 선정되지 않은 지역에 공공기관이 분산 배치되도록 이전 공공기관과 협의하고 정부에 요청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지역균형발전기금 1000억원을 조성,공공기관이 옮겨가지 않는 모든 시·군에 특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