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팔방미인 '메조테라피' 2% 미흡

○프랑스에서 시작된 주사 치료 메조테라피는 중배엽(mesoderm)과 치료(therapy)의 합성어로 중배엽에 직접 약물을 주사해서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수정란이 태아로 형태를 갖춰 나갈 때 조직 및 기관은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분화하는데 중배엽이란 피부 아래의 지방 조직이나 연부 조직(엘라스틴 콜라겐),근육,뼈,섬유 조직 등을 말한다. 프랑스 의사 미셸 피스토르 1세가 1952년 혈관 및 임파계 질환의 치료법으로 시작한 이후 유럽 중남미로 확산됐다. 그러나 과학적인 연구 부족으로 1987년에야 프랑스 의학협회에 의해 치료법으로 공인받았고 영·미 의학계는 3년여 전부터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다양한 치료 용도로 진화 메조테라피는 비만 치료에 가장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지방분해 촉진제로 아미노필린 카페인 테르부탈린 주사가 대표적이다. 이들 성분은 베타 교감신경(특히 β2)을 차단함으로써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아미노필린과 테르부탈린은 원래 기관지를 확장하는 천식 치료제인데 주사제로 투여하면 비만 개선효과를 나타낸다. 신진 대사를 활성화하는 L-카르니틴과 혈액순환 촉진제인 은행잎 추출물도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셀룰라이트(중년 이후 여성의 뱃살에 나타난 각질화된 비만)에 주입해 치료하는 카르복시테라피도 있다. 이산화탄소가 모세 혈관을 증식시킴으로써 혈액 순환을 유도,지방을 분해한다는 게 치료 원리다. 주름살 개선과 피부노화 방지에는 비타민 C·A와 B군 복합체,미네랄과 아미노산 등의 영양 물질이 혼합 투여된다. 최근에는 태반 추출물이 피부세포 활성 및 모근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름살과 탈모증 개선에 널리 쓰이고 있다. 태반 추출물은 또 멜라닌 색소 침착을 억제해 피부 미백효과를 나타내며 염증 억제,혈액순환 촉진,조직 재생을 유도해 요통 오십견 무릎관절염 스포츠부상 등을 개선한다. 이 밖에 보톡스를 이용한 주름살 개선,혈액순환 개선제 및 스테로이드(트리암시놀론) 주사를 통한 탈모증 치료,소염제 스테로이드 등을 관절강에 주입하는 통증 치료,한방에서 생약 추출물을 주입하는 약침 치료 등이 넓은 범주의 메조테라피에 속한다. ○표준적인 치료 없어 3년 전부터 메조테라피를 해 온 서구일 서울 모델로피부과 원장은 "주사로 인한 발진이나 두드러기가 드물게 발생하는 것 외에는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라며 "다만 초기에 집중적으로,나중엔 주기적으로 치료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표준화된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약물 배합 비율이나 시술자 치료 경험에 따라 의사별 치료 효과의 편차도 크다. 이규래 가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메조테라피는 국소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친다"며 "만병 통치인 양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재헌 인제대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서너 번의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다른 치료를 알아봐야 한다"며 "교과서적 치료를 외면하고 이런 치료를 쫓아다니다 보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