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국社 회계보고 완화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들이 강력한 회계보고 의무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돕기 위해 회계보고 의무 규정을 외국 기업에 한해 완화해줄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구체적 완화책은 오는 14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미국 투자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외국 기업들은 반드시 회계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앞으로 외국 대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식이 회사 전체 주식의 10% 미만일 경우에는 회계보고 의무를 지우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대부분의 주식이 상장돼 있는 해당국 증시에 미국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해당국 증시에 회계보고를 충실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대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미 증시 상장 주식의 비중만으로 의무 완화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앨런 벨러 SEC 기업재무담당 국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의 덫에 빠졌다고 느끼지 않도록 회계보고 관련 개혁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제완화 움직임은 런던 홍콩 등 세계 각국 증시와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미국 증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기업들은 SEC에 대한 회계보고와 관련된 비용이 2002년 샤베인 옥슬리법 시행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불만이다. 이 법에 따르면 대상 기업들은 매년 회계보고에서 회계부정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를 얼마나 잘 실시하고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 SEC는 또 이번 개선작업을 통해 기업들이 회사 주식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