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는 CEO형이 낫다"

내년 5·31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최고경영자(CEO) 영입경쟁이 점화됐다. 열린우리당이 5일 공개적으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CEO형 인물을 내세우겠다며 영입책임자를 임명,대상자들과의 본격적인 접촉에 나섰고 한나라당도 재계 CEO들에게 출마의사를 조심스럽게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CEO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민의 정치불신이 혐오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정치인보다는 CEO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보선 연전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이 훨씬 적극적이다. 열린우리당 김혁규 인재발굴기획단장은 이날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에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고,경영마인드를 소유한 CEO형 인물을 찾을 것"이라며 "당내에도 CEO적 경영마인드를 가진 분이 있고,우리나라에 여러 전문경영인이 많은 만큼 폭을 넓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내부적으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강금실 전 법무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과 함께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혁규 단장은 "진 장관과 강 전 장관,추 전 의원을 만나 얘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유력하다.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도 접촉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CEO 영입대상자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일부 CEO들에겐 의사타진에 들어갔다. 김형오 인재영입위원장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공한 경영인들이 지자체 운영에 적임자"라며 "이들이 새 안목을 갖고 정치권에 들어오면 우리 정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삼성그룹 H,K,Y씨를 비롯한 대기업 현직 유명 CEO들과 벤처기업인 K씨 등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정운찬 서울대 총장,어윤대 고려대 총장도 접촉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외연을 넓히기 위해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지만 성과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영입인사라도 경선을 치르도록 돼 있어 당 지지기반이 전혀 없는 CEO들이 선뜻 들어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