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견제나선 日本] 안팎 反삼성 기류에 당혹..삼성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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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국내에 이어 일본에서도 견제론이 급부상하자 '내우외환'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와 일본의 반(反)삼성 기류는 그 요인과 배경이 서로 다르지만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내에서는 '삼성공화국론'으로 시작된 삼성 견제론이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도청 사건,에버랜드 전환사채(CB) 증여 문제,금산법 개정으로 촉발된 지배구조 논란 등과 결합하면서 한층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도 매스컴과 재계를 중심으로 삼성 견제론의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삼성은 일본의 이런 피해의식이 자칫 국수주의로 흘러 글로벌 경영의 장애요인으로 대두될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나 LCD 핵심장비의 절반 이상이 일본에서 반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일본 업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특허로 삼성을 포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세를 얻을 경우 만만찮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일본 통산성 고위 당국자가 '삼성 타도'를 공언하고 나온 사례에서 보듯이 일본 관료집단의 정책적 반격도 예사롭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재 일본 관료사회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독자적인 구조개혁 추진으로 영향력이 쇠퇴되고 있지만 오히려 스스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자국의 산업 및 기술보호 시책을 강하게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일본 정부와 재계에 이심전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삼성견제론이 일본 매스컴의 자극적인 보도와 맞물릴 경우 그 폭발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협력적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삼성이 국내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관계까지 껄끄러워지면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