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광고大賞] 情·사랑·희망·도전… '사람' 얘기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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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흔히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사람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고 생산한다면 자본주의 경제는 성립될 수 없다.
광고는 애초에 없던 수요를 만들어냄으로써 상품의 소비와 생산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광고는 자본주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광고가 이런 역할을 수행하려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광고는 단순히 소비를 강요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진정한 광고는 그 자체로 유익한 메시지를 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문화상품이 돼야 한다.
한경광고대상을 받은 삼성전자 파브(PAVV)의 '아름다움의 크기가 다릅니다'편이 대표적이다.
영화 거장 임권택 감독을 내세운 이 광고는 효과적인 메시지와 함께 '파브 LCD 57인치' TV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문화상품으로 승격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경광고대상 본상을 받은 SK텔레콤,LG그룹 등 기업 PR도 광고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높은 평점을 얻었다.
광고는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야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모두가 힘들어하는 불황기의 광고는 정(情),희망 등 감성을 건드리는 전략이 잘 먹혀든다.
한국경제TV 광고대상을 수상한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는 그러한 사례로 꼽힌다.
올해 광고는 전략적 측면에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광고 한편을 제작,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에서 탈피해 뮤직비디오,컬러링,책 발간,홈페이지 제작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통합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사례는 뮤직비디오,컬러링,광고,제품 홈페이지,고객초청 시사회 등을 가진 삼성전자 애니콜을 꼽을 수 있다.
SKT 생활백서(책 발간),래미안과 빈폴(고객 초청 광고시사회) 등도 통합마케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신문 방송 등 매체에 관계 없이 기존 형식을 파괴한 광고들도 화제를 모으는 추세다.
신문광고의 경우 '5단 통 광고' 대신 중간의 길쭉한 광고가 1면에 단골로 등장했다.
방송광고에도 기존의 15초 광고 대신 5초,10초,60초,90초 등 다양한 광고들이 선보였는가 하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주말편,출근편,심야편이 따로 제작돼 전파를 탔다.
빅모델이 아닌 일반 모델을 내세운 광고도 올해 전성기를 맞았다.
많은 개런티로 화제를 모으는 스타들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메시지보다는 흔히 우리들이 접해 봤을 이야기로 전하는 메시지가 더 인상적이기 때문.
마케팅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이에 따라 소비심리가 얼어붙을수록 "바로 내 얘기야" 하고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의 '인생은 길기에' 캠페인과 SK텔레콤의 '생활백서' 등은 바로 이런 공감 마케팅에 성공한 광고들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