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더이상 알미늄 회사 아니다

일진그룹 계열사인 일진알미늄(대표 민병석)이 내년 1월1일자로 사명을 '일진유니스코'로 변경하고 종합 건축자재 회사로 변신을 꾀한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120여개 협력업체 사장을 한 자리에 모아 새로운 회사명과 기업이미지(CI)를 발표하고 신규 사업 내용을 발표했다. '일진유니스코(ILJINunisco)'는 기존 사명으로 인해 마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것처럼 오인받는 데서 벗어나기 위해 '통합시스템회사(United System Corporation)'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커튼월(대형 건물 외장재)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패널과 고기능성 시스템 창호,목재 보드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그동안 비철금속 제조·판매,부동산 임대업,커튼월 생산 등을 주로 해 온 일진알미늄은 성장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사업을 준비해 왔다. 신규 아이템인 패널이나 시스템 창호의 경우 이미 신제품이 개발돼 시판을 앞두고 있다. 또 사무용 칸막이 등을 만드는 목재판부터 고급 가구나 건축자재에 들어가는 MDF(중밀도섬유판:나무를 톱밥 형태로 갈아 접합해 만든 내외장재)에도 손을 댈 전망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종합 건축자재 회사로의 비전이 국내 시장보다는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MDF의 경우 뉴질랜드에서 원료를 수입하고 중국에서 접착제를 공급받아 지난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칭다오의 커튼월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엑스포를 앞두고 건설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건설 자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MDF의 경우 국내 시장이 약 4500억원 규모인데 동남아 국가로부터 저가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고 동화기업 유니드 한솔홈데코 등도 저가정책을 펴 마진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과공급에 따른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진이 국내 시장을 보고 후발 주자로 뛰어든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진알미늄은 지난달 16~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건축자재 전시회에 참가해 바이어 잡기에 나서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올 상반기 베이징에 영업을 담당할 연락사무소도 마련하고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 민병석 대표는 "경기도 이천 공장과 중국 칭다오 공장에서 신규 아이템을 생산해 국내외 건설업체를 상대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며 "2010년에는 매출액을 3200억원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1975년 설립된 일진알미늄은 지난해 매출 810억원에 영업이익 77억원,당기순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