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출신 공기업 CEO 2人의 혁신실험

민간기업 출신으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에 나란히 발탁된 황두열 한국석유공사 사장(62)과 이수호 한국가스공사 사장(61)이 경영혁신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취임 직후 이해찬 국무총리를 수행해 중동 출장을 다녀온 이들은 귀국 직후 인사 및 조직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CEO는 민간기업인 출신답게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점에서 닮았을 뿐 아니라 '외유내강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판박이'여서 주목받고 있다. LG상사 부회장을 지낸 이수호 사장은 공기업이 방만경영과 도덕적해이에 빠져 있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스공사 조직활성화 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이 사장은 "먼저 조직체계 및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현 상태를 먼저 진단하고,민간기업과의 효율성 및 생산성 격차 수준을 파악한 뒤,조직 및 인사를 바꿈으로써 효율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또한 실적에 따른 성과보상을 강화함으로써 직원들 간 업무성과 향상 경쟁을 시킬 계획이다. 이 사장은 기획단을 통해 공사의 중장기 비전,경영목표,정부의 공공기관 혁신방안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등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이 사장은 기획단에 "1초를 아껴서 개개인 및 공사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토록 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 사장이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고강도 개혁을 준비 중이어서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 부회장에서 석유공사 사령탑으로 변신한 황두열 사장은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경영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일 중동 출장에서 돌아왔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계속 출근,석유공사 직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회사 관계자는 "황 사장이 석유 분야에서 40년간 일한 국내 최고 전문가인데다 업무 강도가 높아 직원들이 어떻게 따라갈지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황 사장은 현재 석유공사 혁신 및 발전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 초께 이를 공표할 계획이다. 그는 △고객중심 △선견선비(先見先備) △인재활용 등의 경영철학과 △자율과 창의 △효율성 △투명경영 등의 경영원칙 등을 담을 예정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