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미디어플레이어 · 메신저 끼워팔기' 제동…업계 "제대로 경쟁"

동영상 플레이어와 메신저 프로그램 '끼워팔기'로 제소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제재조치를 발표하자 MS측과 반MS진영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MS는 "공정위는 소수의 경쟁사를 돕기 위해 다수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실망스런 결정을 내렸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메신저,동영상 플레이어,리눅스 등의 분야에서 MS와 경쟁하는 업체들과 대다수 네티즌들은 "MS의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일각에서는 'PC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혼란만 안겨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MS가 예전에 언급했던 대로 한국 시장에서 '윈도' 운영체제(OS) 사업을 철수하거나 한국판 출시 시기를 늦추진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엇갈리는 업계 반응 국내 주요 메신저 업체와 미디어 플레이어 업체 등 MS의 경쟁사들은 공정위 결정에 대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MS의 '끼워팔기'로 인해 잃어버린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01년 '메신저 끼워팔기'를 문제삼아 공정위에 MS를 신고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번 기회에 경쟁력을 높여 메신저 시장에서 자리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 등 리눅스 업체들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한컴 조광제 이사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외에서 MS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며 "이 기회에 리눅스를 윈도의 대안으로 확실하게 밀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MS OS를 구매하는 국내 PC 제조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공정위의 조치대로 OS 2종을 탑재한 내수용 PC와 해외로 내보낼 수출용 PC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또 메신저 기능에 주안점을 둔 MS의 차기 OS인 '윈도비스타' 한글판 출시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 PC 출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대형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OS 제품마저 복잡해진다면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공정위 결정에 따라 MS는 앞으로 윈도에서 메신저와 미디어플레이어를 분리한 제품과 경쟁사 프로그램까지 함께 탑재한 제품 등 2종을 판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 선택 폭은 넓어지게 됐다. 그러나 변화에 따른 혼란도 예상된다. '분리 버전'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경우 '윈도미디어플레이어(WMP)'나 '윈도메신저'가 기본으로 내장된 '윈도' OS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이나 CD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경쟁사 프로그램까지 들어간 '결합 버전'을 설치할 경우엔 절차가 다소 복잡해진다. 이 OS에는 MS와 경쟁사의 미디어플레이어·메신저가 모두 포함돼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메신저센터'와 '미디어플레이어센터' 프로그램이 별도로 들어간다. 소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회사의 메신저나 미디어플레이어를 설치할 수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