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환경, '3조2교대' 시행해보니…여가 늘고 생산성 UP '일석이조'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이건환경 물류운반재(그린팔렛) 제조공장에서 공정검사업무를 담당하는 변정철 반장(37)은 8일 공장이 아닌 교육장으로 향했다. 이달부터 이 회사가 도입한 '뉴패러다임 경영모델'에 따라 이날은 '일하는 날'이 아니라 하루종일 '교육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변 반장은 "이전 교육에는 맡은 업무 외에 기계라든지 전반적인 공장운영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었는데 교육시간이 늘어나면서 기계의 작동 원리도 배우고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알게 돼 향후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조2교대에서 3조2교대로 바뀌면서 평일에 쉴 수 있게 돼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도 좋은 점이 많다"며 "일요일 개념은 없어졌지만 휴일이 늘어났기 때문에 작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변 반장뿐 아니라 최근 이건환경 생산직 직원들의 표정은 전보다 한층 밝아졌다. 이 회사가 한국노동연구원 뉴패러다임센터의 시범사업에 참가해 근무시스템을 '2조2교대'에서 '3조2교대'로 바꾼 후부터다. 임금은 종전과 동일하지만 근로시간과 잔업이 줄어들고 개인적인 여가시간이 많아졌다. 전에는 평일 주야간조로 2조2교대가 불규칙하게 이뤄졌으나 뉴패러다임 모델에서는 '4일 근무→2일 휴식→4일 근무→1일 교육→1일 휴식'의 근무시스템이 12일을 주기로 돌아간다. 뉴패러다임 모델은 기업 내 교대근무조를 2조에서 3조 또는 4조로 확대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근로자로서는 새로 확보된 여유시간 중 일부를 교육시간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가 선구적으로 이 모델을 채택했으며 뉴패러다임센터가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이 모델을 시행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현재 하나코비 동명식품 등 30여개 기업이 이 모델을 도입했다. 이건환경은 이번 사업을 위해 6명을 신규 채용,생산직원을 28명으로 늘리고 3교대조를 편성했다. 또 뉴패러다임센터와 협의해 직능교육뿐 아니라 인성 소양 문화 교육이 포함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덕호 이건환경 생산팀장은 "새 근무시스템 도입으로 연 가동일수가 300일에서 330일로 늘어 생산량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별로 책임성이 높아져 불량률 감소에 따른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신규채용으로 인건비는 늘어났지만 생산량 증가에 따라 제조원가는 비슷할 것"이라며 "비용은 늘지 않으면서 기존 설비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춘만 이건환경 대표는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인적 자산"이라며 "이번 경영모델 도입으로 일자리 창출과 근무조건 개선,평생학습체제 도입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1석4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환경은 종합목재회사인 이건산업에서 물류사업과 조경사업 부문이 분리돼 지난 10월 설립됐으며 폐목재를 재활용해 만드는 그린팔렛을 생산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