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바이 에어쇼
입력
수정
정해주
중동 최대 무역항이자 아랍의 미래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두바이 에어쇼'에 우리나라의 T-50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세계 40여개국 700여개 업체가 100여대의 실물기를 전시한 가운데 벌어진 이번 에어쇼에 우리나라는 지난 8월30일 갓 출고 행사를 마친 국내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인 T-50 2대를 출품했다.
현지 언론은 한국 공군의 최정예 조종사가 펼친 고난도의 비행을 통해 다른 고등훈련기를 압도하는 탁월한 성능을 과시한 T-50의 우수성을 극찬했고,T-50 전시장 앞에는 이곳 정부와 군 관계자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T-50을 출품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보잉,에어버스 등과 함께 UAE 민간항공운항부로부터 '최고 참가업체상(Best Stand Award)'을 수상했다.
더욱이 두바이 에어쇼 현장에 중동을 순방하고 있는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유재건 국방위원장,김성일 공군 참모총장 등이 참석해 T-50을 홍보하는 세일즈 외교를 전개, 민·관·군이 T-50 판매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국내 항공방위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T-50은 한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로서 전투기의 고성능화에 따라 디지털화한 초음속 훈련기를 필요로 하는 시장의 요구에 최적의 기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항공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훈련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국과 이탈리아도 기존 아날로그형 훈련기를 일부 개량하는 선에 그치고 있어 최신 전투기 조종 훈련용으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T-50은 지난 70년대 도입한 세계 각국의 고등훈련기들을 대체하는 향후 25년간 3300여대의 시장 중 800~1200대 정도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이번 두바이 에어쇼의 호평을 계기로 수출 협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성과는 정부가 핵심 방위산업이자 산업 파급과 고용 창출 효과가 커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적합한 항공산업을 지난 10여년간 정책적으로 육성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항공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함께 수출산업화를 위한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투자 규모가 크고,투자비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산업적 특성과 선진국의 지원 사례를 감안해 해외 마케팅 비용,기술개발 투자,수출금융 등의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 이러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어우러져 다음 두바이 에어쇼의 푸른 하늘에 UAE 마크를 단 우리의 T-50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