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 I R 제대로 못한다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경제를 알리는 국가 IR 체계가 한국과 비슷한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멕시코 브라질 필리핀 터키 등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국제협회인 국제금융기구(IIF)는 9일 세계 30개 주요 신흥시장 국가의 해외투자자에 대한 경제통계 공개성과 투명성,접근성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전망을 얻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려면 웬만한 인맥이나 한국에 대한 지식없이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멕시코는 차관이나 차관보 같은 고위 정책담당자들이 직접 나서 세계 각지에서 걸려오는 전화문의에 응대하는 전화회의(conference call)를 1년에 7~8차례 연다. 또 한국은 재경부 한국은행 통계청이 해외투자자를 위한 정보 제공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로 연결이 안돼 있어 투자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각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지만,브라질은 아예 IR전용 통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의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경제통계 파일은 투자자들이 활용하려면 컴퓨터에서 내려받아 분석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브라질 등은 엑셀 파일로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시간과 싸우는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IIF는 정보 부재로 조그마한 불안이 패닉(공황) 현상을 일으켜 시장 위기로 증폭되는 것을 막고 기왕 발생한 위기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IR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 작성을 지휘한 IIF의 사비느 밀트너 신흥시장 정책국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투명성 제고 노력을 기울여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신속 정확하고 보편적인 접근을 가로막는 문제들이 개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