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천국으로 떠나볼까]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장르파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 일변도에서 탈피,액션과 무협 등 다른 장르와의 결합도 서슴지 않는다. 엔씨소프트의 '시티오브히어로'는 MMORPG지만 이제껏 알고 있던 이른바 엔씨소프트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액션MMORPG를 내세웠다. 천편일률적인 캐릭터 시스템이 아닌 수백만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캐릭터 생성 시스템이 독특하다. 비공개시범 서비스 단계에선 히어로(좋은편) 진영만 생성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빌런 진영도 할 수 있게 돼 새로운 빌런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즉 다양한 의상과 체형,얼굴,액세서리 등이 추가된다. 하나의 진영과 또 다른 진영이 대결하는 시스템도 기존 게임에서 보지 못한 형식이다. 히어로 진영과 빌런 진영의 대립적인 구도관계는 개인의 캐릭터 육성 못지않게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엠게임의 '귀혼'(사진)은 MMORPG에 무협을 첨가하고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같은 횡스크롤 형식을 택했다. 이름이 암시하듯 귀신 분위기도 가미했다. 하지만 으스스한 맛보다 코믹·엽기에 가깝다. 좌우로 이동하면서 괴물을 무찌르는 과정을 통해 내가 택한 캐릭터가 성장해간다. 얼핏 봐서는 MMORPG 같지 않다. 장풍을 날리거나 전설의 도법을 펼치는 등 무협지에서나 봐온 기술이 동원돼 재미를 배가한다. 엠게임은 일찍이 '영웅온라인'과 '열혈강호 온라인'으로 무협 MMORPG의 세계를 열었다. 도술과 무술을 쓴다는 점에서 칼과 창을 휘두르고 마법을 주로 쓰던 기존 MMORPG 방식과는 차별성을 보인다. 거기에 동양적인 색채의 그래픽도 친근감을 더한다. 아라곤네트웍스의 MMORPG '샤인온라인'은 카툰풍 액션판타지를 지향하고 있다.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그라나도에스파다'는 17세기 유럽의 귀족같은 캐릭터 의상으로 침울한 MMORPG의 분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큐링'이나 '씰 온라인'은 엽기·코믹 분위기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큐링'은 '착한 척,됐거든!'이라는 광고 카피에,주인공들의 괴상한 이름으로 배꼽을 잡게 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