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10원대로..내년엔 세자릿수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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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뜻을 내비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를 전후해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FOMC성명으로 그동안 달러화 강세의 핵심 요인이었던 금리 재료가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어 달러화 강세 랠리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13일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전날 뉴욕종가보다 소폭 높아진 120.06엔대에 거래됐으나 14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118엔대까지 급락했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면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16원30전까지 떨어진 것도 향후 하락행진의 전주곡 정도로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고,한국 경제의 내년 펀더멘털도 좋아질 것"이라며 "내년 1분기 또는 상반기 중에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정석 KB선물 투자전략팀장도 "올 들어 원화는 달러 강세는 잘 반영 못했지만 달러 약세는 발빠르게 반영했다"며 "달러화 약세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도 없어져 원·달러 환율은 세 자릿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팀장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과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자금 약 8300억원이 아직 환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 정도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제어하는 요인이지만 대세를 돌려놓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하종수 외환은행 원·달러 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기에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더라도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