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 대부분 유임될 듯


내년 초 삼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 사장단 대부분이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임원 승진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보직 이동이나 교체 인사는 최소 범위 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내년 초 사장단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월 둘째 주인 12일께 단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재계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귀국이 지연되고 이 회장의 막내딸인 윤형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삼성그룹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점쳐왔다.


하지만 이 회장이 최근 "내년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인사를 포함한 경영일정에 한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나서면서 사장단 및 임원 승진 인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인사의 골격은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이익 규모가 15조원 선으로 추정돼 그룹 경영실적이 사상 최대의 이익(세전 기준)을 냈던 지난해(20조원 상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저환율과 고유가 부담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실적이 저조하거나 경영목표에 현저하게 미달된 계열사 사장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삼성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사장단이 유임돼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인사원칙은 올해도 지켜질 것"이라며 "이 경우 사장 승진을 기다리고 있는 부사장들은 현 직책을 유지하는 대신 직급은 사장으로 승진하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또 신규 임원을 포함해 임원 승진 인사 폭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물갈이 폭은 전체 임원(1400명 상당)의 10% 안팎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이 같은 인사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이달 하순께 미국을 방문해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최근 주요 계열사에 내년도 인사지침을 통보하면서 '교체인력을 최소화하고 한계인력에 대한 관리체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내부적으로 조직의 결속과 안정을 다지면서 일본업계의 견제 가시화 등과 같은 경영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특히 퇴사예정 또는 퇴사하는 한계인력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재취업 알선과 교육프로그램 활성화 등의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불가피하게 삼성을 떠나는 임직원들이 삼성에 반감을 갖는 것을 막겠다는 뜻도 있지만 기존 인력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