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멘토링] '가족 사명서'를 만들어보자
입력
수정
우리 가족은 10여년간 '가족 사명서'를 써왔다.
가족 사명서는 한마디로 가족을 영위해 나가는 목적,즉 가족의 존재 이유를 적은 문서이다.
장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가족 사명서를 작성하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명을 하고 각자의 수첩에 넣어 항상 가지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되새기고 점검한다.
매년 작성하는 우리 가족 사명서의 주된 내용은 이렇다.
'하늘이 주신 재능에 감사하자''삶에 최선을 다하자''열린 마음을 갖자''관용의 마음을 갖자''나누고 베풀고 봉사하자'
요즘에는 주로 크리스마스 때 며느리와 사위를 포함한 온 가족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가족 중에서 의장을 한 명 정해서 회의를 진행한다.
의장이 되면 회의 진행과 발언권 부여의 권한을 가지고 회의를 이끌어나간다.
회의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의장의 허락 없이는 부모라도 마음대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다.
요즘에는 주로 세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 의장으로 선출되곤 한다.
처음에는 회의 도중에 갈등도 많았다.
나는 젊은 시절 권위적이고 혈기에 넘쳤고 아이들은 어리다보니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가족의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평소에 서로의 잘못을 들춰내 꾸중하고 서로를 실망시키는 등 생각과는 정반대의 행동을 되풀이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서로 끈기있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점차 서로 솔직하게 속내를 표현하고 이해하기 시작했고 민주적 절차에도 서서히 익숙해졌다.
지금은 가족 사명서를 작성하는 시간에 모든 가족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끼며 가족 간의 결속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족 사명서는 가족 간의 헌법이자 '우리 가족은 왜 존재할까'에 대한 해답이다.
가족 사명서를 만들고 실천하면서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서로 돕는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kengimm@ekl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