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 후보에 28곳..경쟁력 갖추게 15곳 집중육성

교육인적자원부가 연구중심대학 15곳을 집중 육성키로 한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28곳을 후보군으로 분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8개대 가운데서도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 수 등 정부의 연구중심대학 기준 8개 가운데 6개 이상을 충족시킨 곳은 이들 3개대를 포함,한양대 성균관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포항공대 KAIST 광주과학기술원 이화여대 등 12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올 3월 대통령 보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연구중심대학을 15개가량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 추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학특성화 계획 수립을 위해 내부적으로 210개 대학을 △연구중심I △연구중심II △교육·연구 병행 △교육중심 등 4개군으로 나눴다. 이 보고서는 대통령 산하 대학특성화추진지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교육부가 작성했으며 지난 11월29일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교육부는 SCI급 논문 수 250편 이상(2003년 기준),전임교원 1인당 논문 수 0.8편 이상,논문 피인용 횟수 150회 이상 등 연구중심대학 기준 8가지 중 6개 이상을 충족한 대학을 연구중심I, 3개 이상 충족한 곳을 연구중심II로 분류했다. 서울대 등 12곳이 연구중심I에,전북대 인하대 아주대 중앙대 충북대 경희대 조선대 세종대 충남대 영남대 강원대 경상대 울산대 가톨릭대 서강대 부경대 등 16개 대학이 연구중심II에 속했다. SCI급 논문 70편 이상(2003년 기준),박사 재학생 수 120명 이상 등을 충족시킨 단국대 건국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광운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30개교는 교육·연구 병행으로,나머지 152곳은 교육중심으로 분류됐다. ◆집중 육성 위한 정지작업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유형별로 분류한 것은 15개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 3월 취임 후 첫 브리핑에서 "인구나 경제 규모로 볼 때 연구중심대학이 15개는 돼야 한다"며 "5~6개의 대학은 이미 세계 수준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나머지는 2~3년 이내 대체적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카네기 재단은 연간 박사 학위 수여자 수,SCI 논문과 인용률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 기부금을 준다"며 "이런 기준으로 연구중심대학을 골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분류는 특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현재 대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카네기 재단의 분류 방법 등에 따라 나눠본 것"이라며 "분류가 정부 지원과 바로 직결하지는 않지만 참고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연구중심대학은 두뇌한국21(BK21)사업 등을 통해 석·박사 등 연구 인력을 배출할 대학원중심대학으로 키우고 교육중심대학은 지방대역량강화사업(누리) 등을 통해 직업인을 키우는 학부 중심으로 특성화해 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금도 연구중심대학으로 분류된 28곳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2004년 정부가 대학에 준 1조3045억원 중 68.4%인 8916억원이 이들 대학에 지원됐으며 교육중심으로 분류된 152개 대학에는 8.9%인 1158억원만이 지원됐다. ◆연구중심대에 못 낀 대학은 충격 교육부는 이 분류가 지원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분석의 기준인 SCI급 논문 수 등이 단시간에 쌓을 수 있는 성과가 아니란 점에서 이번 연구중심대학으로 분류된 28개 대학이 사실상 정부의 집중 지원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내년부터 7년간 2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2단계 BK21 사업단 선정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2단계 BK21사업은 기본적으로 연구중심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번 분류는 교육부가 SCI급 논문 수 등 국제 기준을 동원해 대학을 나눴다는 점 때문에 정부가 인정한 대학별 등급으로도 통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구중심대학으로 분류되지 못한 대학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부산대 전남대 이화여대 등이 연구중심I에,전북대 충북대 조선대 세종대 충남대 영남대 강원대 등이 연구중심II에 포함된 반면 한국외대 건국대 단국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등은 교육·연구병행대학으로 분류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