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환율 하락세 기업 대응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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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10원대로 주저앉고 원·엔 환율도 100엔당 860원선을 오르내리는 등 환율이 급락세(원화가치 상승)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가파른 원화 가치 상승이 이제 겨우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원화 가치 급상승은 달러화가 약세로 기운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또 0.25%포인트 올렸지만 금리인상 행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 때문에 달러화가 유로·엔 등 주요 국제통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섰고 원화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농산물과 주요 공산품의 수입비용이 줄어들어 물가 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음은 부인(否認)하기 어렵다. 또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는 등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혜택 역시 결코 적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원화값이 지나치게 오르면 우리 기업들의 대외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다는 점이다.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리 되면 우리 상품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원·엔 환율이 지난 1년 사이 18%가량이나 상승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더욱 크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탓에 자동차 반도체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세계시장에서 치열(熾烈)한 경쟁관계에 있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내년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선 아래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이 더하다.
자칫하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까닭이다.
최근 들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크게 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정말 예삿일이 아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환율변화가 경제에 치명적 손상을 가하는 일이 없도록 능동적이고도 주도면밀한 금융정책을 펴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성과로 보아 어느 정도의 원화가치상승은 불가피한 만큼 기업들 역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 혁신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