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뚝뚝 … "아직은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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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연일 가파르게 하락,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하락세로 반전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을 거의 끝내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은 뒤 하락폭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11월 하순 1040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지난 8일 이후 6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 101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증시의 대세 상승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에도 한때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증시는 풍부한 수급 등을 토대로 상승을 거듭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만큼 환율 하락(달러화 약세) 속도가 가팔라지면 차익실현에 따른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환율 하락 속도가 관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 1000원 선 아래로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 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수출주인 IT(정보기술)는 과거와 달리 민감한 가격경쟁에 노출돼 있지 않고 자동차와 조선도 해외 생산 확대 및 환 헤지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환율 하락은 외환시장의 과민 반응이라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로 환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실제 인상 중단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나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도 "환율 하락 속도가 문제"라며 "단기간에 환율이 급락하지 않으면 장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달러 약세는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일시 조정을 받는다면 적어도 환율이 아니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 수혜주에 주목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15일 증시에서 각각 1.65%와 5.23% 올라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이닉스도 7.29% 급등했으며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끝났다.
환율 하락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통적으로 환율 하락 때 혜택을 보는 내수 및 운송주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5∼6%씩 오르고 한국전력이 1% 상승을 보였을 뿐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환율 변화에 대해 시장이 둔감하다는 뜻이다.
대신증권은 환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원재료 수입이나 외화부채 비용 절감 등의 혜택을 입는 철강 통신 은행 음식료 유통 등 소재산업과 금융·내수 업종의 대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별로는 포스코 국민은행 KT 오리온 SK텔레콤 등은 환율이 1% 떨어질 때 주가가 0.5∼1%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 추세로 인해 금융과 내수 업종에 매력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