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웃속으로] SK그룹..소외계층 일자리 만들기에 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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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의 장애인 직업 자활용 무료 IT(정보기술)교육센터.30여명의 장애우들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강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모바일콘텐츠 과정의 12명은 전원 취업이 확정됐다.
이 사업은 직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통해 취업을 돕는 SK그룹의 IT전문업체인 SK C&C가 사업적 특성을 활용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5개월 과정으로 전담강사가 직접 강의와 학습지도를 해주고 있어 교육생들의 열의도 매우 높다.
SK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처럼 단순 기부 차원을 넘어 일자리 창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는 SK그룹이 지난해 10월 '뉴 SK'를 선포하면서 '이윤극대화'에서 '이해관계자 행복추구'로 기업이념을 정립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SK는 일자리 창출에서 무주택 소외계층을 위한 내집마련까지 전방위로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신입사원은 연수과정에 자원봉사 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도 사랑의 바자 등에 참여해 나눔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CEO들 직접 나선다
SK는 지난 10월 한 달을 자원봉사의 달로 정해 CEO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연말까지 펼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신헌철 SK㈜ 사장,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김세광 SK가스 사장,이종순 SK E&S사장 등은 지난 10월 직접 리어카를 끌고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 소외계층에 사랑의 연탄을 날랐다.
최 회장은 지난 5월에는 임직원들과 함께 고양시 근로복지센터를 찾아 '쿠키 만들기' 봉사활동을 펼쳐 이날 만든 쿠키 판매수익금을 복지센터에 전달하는 등 행복추구 경영을 몸소 실천했다.
신헌철 SK㈜ 사장은 지난 5월 서울 청량리역 부근에서 앞치마를 직접 두르고 '밥퍼 나눔행사'에 참여해 배식봉사활동을 펼쳤고 '사랑의 김치 나누기'에도 참여해 김장담그기를 했다.
SK그룹 자원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2005 아름다운가게 나눔장터' 등에 참석해 직접 물품을 팔았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장애인 심신수련 조교로,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공부방 도배일을,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사랑의 찐빵나누기 행사' 등에 참여,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 9일에는 고속철도 용산역사에서 관계사 CEO들이 임직원 등이 기증한 물품 3만3000여점을 직접 판매하는 사랑의 바자도 열었다.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SK는 지난 5월 3년간 500억원을 들여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4230개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 로드맵'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3월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기업경영은 모든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는 활동의 연속"이라며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소외계층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에 따라 SK는 기존에 실시하던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과 별도로 각 관계사들의 사업적인 특성에 맞게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현재 장애인 IT자활시설,장애인 통합교육보조원 교육,스피드메이트를 통한 청소년 취업프로그램 등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장애인 IT무료교육을 위해 경기도 성남에 이어 일산에도 교육센터를 개설,운영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무주택 소외계층의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한국해비타트와 공동으로 '해비타트-SK행복마을' 조성 기공식을 가졌다.
○자원봉사 해외로 확대
SK의 사회봉사활동 영역은 해외까지 확대되고 있다.
SK는 사업적 기반이 없었던 지난 96년부터 베트남에서 어린이들의 얼굴기형을 고쳐주는 무료수술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9년간 1900여명의 어린이에게 무료 수술을 해왔으며 올해까지 2000여명을 넘어섰다.
베트남의 주요 대학 교수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구지원도 하고 있으며 호찌민 인근에 초등학교를 지어 기증도 했다.
SK가 베트남에서 유전개발 및 정보통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높였기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