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기자의 세계음식 맛보기] 인도대사 부인 '치킨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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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의 시조 김수로 왕의 부인인 왕비 허황옥이 말하기를, "나는 아유타국의 공주로 성은 허요,이름은 황옥이며,나이는 열여섯입니다.
내가 바다 저편 아득한 남쪽에서 찾고 다시 방향을 틀어 동쪽에서 찾더니 이제 추한 용모로 존귀한 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삼국유사'가 김수로 왕과 왕비 허황옥의 첫날밤을 묘사한 부분이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아유타국이 인도의 한 왕국이었다고 믿는다.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적 이질감도 크지만 학자들의 고증이 맞다면 인도는 한국의 공인 1호 국제 결혼 파트너 나라였던 셈이다.
[ 사진 : 레이·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주한 인도 대사 부부가 함께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다.
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이날 치킨 카레,인도식 야채볶음,피망 소스, 렌즈콩 죽,감자 야채 커틀릿 등 무려 다섯 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였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
서울 이태원 관저에서 만난 주한 인도대사 부인 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옛 역사를 떠올리며 한국과의 친근감을 표시했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지만 '자기 나라를 대표해야 하는 외교관의 부인'답게 허리가 다 드러나는 인도 여성 전통 복식을 하고있다. 이마에 빨간 빈디를 찍고 파란색 상의 졸리 위에 금색 테가 섞인 긴 사리를 휘감아 걸쳤다.
옛날 인도의 기혼 여성은 특유의 깊고 매혹적인 눈으로부터 뭇 남성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주인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꽃잎 파우더를 붙였다.
프라타사라티 여사가 "카레를 할 건데 어떤 고기를 넣고 싶으냐"고 묻기에 인도에서 가장 많이 먹는 것을 해 달라고 했더니 "인도인 과반수는 채식주의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불살생(不殺生)을 믿는 불교의 영향이다.
인도는 불교뿐 아니라 힌두교 이슬람교 자이교를 탄생시킨 나라다. 음식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고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불교 전통은 채식을 한다.
옛날부터 국제 교역이 성행해 중국 아랍 유럽의 음식 문화도 두루 받아들였다. 땅덩어리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탓에 북서부는 밀을,동남부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등 지역마다 음식도 천차만별이다.
인도 지사장을 지낸 한 대기업 임원이 중국과 인도를 한없이 깊은 물에 비유하면서 "중국은 물이 맑아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반면 인도는 간파하기 어려운 흙탕물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음식 문화에도 들어맞는 통찰이다.
인도인은 찰기가 없는 대신 향이 좋은 바스마티 쌀을 먹고 고기를 즐기지 않는다. 대신 식단에 변화를 주기 위해 칠리 사프란 요거트 우유 치즈 등을 밥에 곁들여 먹고 풍부한 향신료를 쓴다.
콩에 생크림을 넣은 '달 마카니' 같은 죽 비슷한 것이 있지만 국물 있는 음식은 거의 없다.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칠리페퍼 가루,흑겨자 가루,큐민씨,투르메릭(심황) 가루,생강 가루,계피 가루,다진 고수잎 등이 담긴 은으로 된 양념 쟁반을 보여주며 "인도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자재"라고 했다.
향신료의 일종인 카르다몸 정향 계피가루 등을 섞은 '가람마살라'라는 양념도 즐겨 쓴다.
고기와 야채에 이 가람마살라를 넣고 끓인 음식이 카레. 끓인 렌즈콩(lentil)에 가람마살라 생크림 토마토퓨레를 넣은 것이 달 마카니다.
카레는 인도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소스에 가깝다.
인도 식재료들은 서울 이태원 모스크 근처 인도 식품점에 가면 살 수 있다.
인도 요리 전문점도 서울에만 50여개다.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서울 이태원 해밀턴호텔 안에 있는 아쇼카,한남동 차크라,전국 프랜차이즈 강가의 맛이 '현지 맛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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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카레 만들려면 ]
○재료=닭 가슴살 2덩이,피망 2개,양파 1개,토마토퓨레 1컵,다진 마늘과 생강 각 2티스푼,파프리카 또는 레드 칠리 1티스푼,다진 고수잎 약간.버터 소금 향신료-가람마살라 2티스푼,큐민 가루,고수 가루(가슴살은 총 16조각 내고 양파는 다진다)
○만들기=①바닥이 깊고 두꺼운 팬에 기름이나 버터를 두른 후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어 갈색이 되도록 볶는다.
②다진 양파와 토마토퓨레를 넣고 기름이 한 쪽에 떠오를 때까지 약한 불로 끓인다.
③가람마살라,큐민가루,고수가루,파프리카,약간의 물을 추가해 걸쭉한 페이스트를 만든 후 5∼7분 더 끓인다.
④닭고기(양고기 쇠고기 생선으로 대체 가능)를 넣는다.
너무 되면 물 한 컵을 추가한다.
닭고기가 익으면 소금으로 간하고 고수잎을 뿌린다.
※플레인 요거트를 좋아하면 토마토 퓨레를 넣은 후 2티스푼을 추가해도 된다.
○한경닷컴 커뮤니티 www.hankyung.com/community/kedcool에서 더 많은 사진과 취재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바다 저편 아득한 남쪽에서 찾고 다시 방향을 틀어 동쪽에서 찾더니 이제 추한 용모로 존귀한 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삼국유사'가 김수로 왕과 왕비 허황옥의 첫날밤을 묘사한 부분이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아유타국이 인도의 한 왕국이었다고 믿는다.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적 이질감도 크지만 학자들의 고증이 맞다면 인도는 한국의 공인 1호 국제 결혼 파트너 나라였던 셈이다.
[ 사진 : 레이·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주한 인도 대사 부부가 함께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다.
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이날 치킨 카레,인도식 야채볶음,피망 소스, 렌즈콩 죽,감자 야채 커틀릿 등 무려 다섯 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였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
서울 이태원 관저에서 만난 주한 인도대사 부인 그리타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옛 역사를 떠올리며 한국과의 친근감을 표시했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지만 '자기 나라를 대표해야 하는 외교관의 부인'답게 허리가 다 드러나는 인도 여성 전통 복식을 하고있다. 이마에 빨간 빈디를 찍고 파란색 상의 졸리 위에 금색 테가 섞인 긴 사리를 휘감아 걸쳤다.
옛날 인도의 기혼 여성은 특유의 깊고 매혹적인 눈으로부터 뭇 남성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주인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꽃잎 파우더를 붙였다.
프라타사라티 여사가 "카레를 할 건데 어떤 고기를 넣고 싶으냐"고 묻기에 인도에서 가장 많이 먹는 것을 해 달라고 했더니 "인도인 과반수는 채식주의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불살생(不殺生)을 믿는 불교의 영향이다.
인도는 불교뿐 아니라 힌두교 이슬람교 자이교를 탄생시킨 나라다. 음식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고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불교 전통은 채식을 한다.
옛날부터 국제 교역이 성행해 중국 아랍 유럽의 음식 문화도 두루 받아들였다. 땅덩어리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탓에 북서부는 밀을,동남부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등 지역마다 음식도 천차만별이다.
인도 지사장을 지낸 한 대기업 임원이 중국과 인도를 한없이 깊은 물에 비유하면서 "중국은 물이 맑아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반면 인도는 간파하기 어려운 흙탕물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음식 문화에도 들어맞는 통찰이다.
인도인은 찰기가 없는 대신 향이 좋은 바스마티 쌀을 먹고 고기를 즐기지 않는다. 대신 식단에 변화를 주기 위해 칠리 사프란 요거트 우유 치즈 등을 밥에 곁들여 먹고 풍부한 향신료를 쓴다.
콩에 생크림을 넣은 '달 마카니' 같은 죽 비슷한 것이 있지만 국물 있는 음식은 거의 없다.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칠리페퍼 가루,흑겨자 가루,큐민씨,투르메릭(심황) 가루,생강 가루,계피 가루,다진 고수잎 등이 담긴 은으로 된 양념 쟁반을 보여주며 "인도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자재"라고 했다.
향신료의 일종인 카르다몸 정향 계피가루 등을 섞은 '가람마살라'라는 양념도 즐겨 쓴다.
고기와 야채에 이 가람마살라를 넣고 끓인 음식이 카레. 끓인 렌즈콩(lentil)에 가람마살라 생크림 토마토퓨레를 넣은 것이 달 마카니다.
카레는 인도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소스에 가깝다.
인도 식재료들은 서울 이태원 모스크 근처 인도 식품점에 가면 살 수 있다.
인도 요리 전문점도 서울에만 50여개다.
프라타사라티 여사는 서울 이태원 해밀턴호텔 안에 있는 아쇼카,한남동 차크라,전국 프랜차이즈 강가의 맛이 '현지 맛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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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카레 만들려면 ]
○재료=닭 가슴살 2덩이,피망 2개,양파 1개,토마토퓨레 1컵,다진 마늘과 생강 각 2티스푼,파프리카 또는 레드 칠리 1티스푼,다진 고수잎 약간.버터 소금 향신료-가람마살라 2티스푼,큐민 가루,고수 가루(가슴살은 총 16조각 내고 양파는 다진다)
○만들기=①바닥이 깊고 두꺼운 팬에 기름이나 버터를 두른 후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어 갈색이 되도록 볶는다.
②다진 양파와 토마토퓨레를 넣고 기름이 한 쪽에 떠오를 때까지 약한 불로 끓인다.
③가람마살라,큐민가루,고수가루,파프리카,약간의 물을 추가해 걸쭉한 페이스트를 만든 후 5∼7분 더 끓인다.
④닭고기(양고기 쇠고기 생선으로 대체 가능)를 넣는다.
너무 되면 물 한 컵을 추가한다.
닭고기가 익으면 소금으로 간하고 고수잎을 뿌린다.
※플레인 요거트를 좋아하면 토마토 퓨레를 넣은 후 2티스푼을 추가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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