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필리핀전력 20%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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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필리핀에 발전소를 추가로 짓고 기존 발전소도 증설키로 함에 따라 필리핀 전력생산의 19%를 담당하게 됐다.
한전은 이를 통해 필리핀전력공사를 제외한 민간·외국 발전회사로는 최대규모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며,이를 발판 삼아 중국 및 동남아 발전시장 공략도 강화키로 했다.
한전은 16일 필리핀 세부섬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라파엘 로띨리아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한준호 한전 사장,시릴 델 깔라 필리핀전력공사 사장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부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식을 가졌다.
세부발전소는 20만㎿ 규모로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08년 말 완공되며 2009년 초께 상업운전이 시작된다.
한전은 세부발전소 건립을 위해 모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2009년 초부터 생산되는 전력은 필리핀 정부가 25년간 구매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에 앞서 지난 15일 일리한발전소의 설비용량을 현재 125만㎾에서 2009년까지 185만㎾로 증설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필리핀 정부와 체결했다.
일리한발전소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루손섬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 마닐라시에서 남쪽으로 130km가량 떨어져 있는 가스발전소다.
한전은 현재 일리한발전소 외에도 60만㎾급의 말라야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한전은 이와는 별도로 세부발전소 인근의 필리핀 현지 나가(Naga)발전소의 지분 40%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약 570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으며 내년 초께 지분을 사들여 본격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놓고 필리핀측과 논의 중이다.
이 발전소의 용량은 20만㎾ 수준이다.
한전은 세부발전소 신규 설립,일리한발전소 증설,지분 투자 등을 감안하면 필리핀 내 전력생산 용량이 185만㎾에서 285만㎾로 대폭 높아지게 된다.
필리핀 내 전력담당 비율은 현재 12.3%에서 2009년께면 18.9%로 껑충 뛰게 된다.
또 현재 필리핀 내 민간·외국회사로 최대 규모인 미국의 미란트(점유율 20%)를 바짝 쫓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전측은 향후 필리핀전력공사의 발전소 매각 때 본격 참여함으로써 1위로 뛰어오르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한전이 필리핀 전력시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한국과 필리핀 간 에너지 분야 협력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한 뒤 "한전은 필리핀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전력회사로 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필리핀)=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