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ㆍROE, 투자잣대로 급부상


'PER보다는 EPS 증가율이나 ROE에 주목하라.'


증시 급등으로 그동안 할인 거래된 종목들의 저평가가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새로운 투자판단 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투자자들의 투자판단 기준으로 각광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17개월간 주가 동향을 보면 PER가 낮은 주식군의 주가가 평균 220% 올라 PER가 높은 주식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평균 PER는 올초 7.3배 수준에서 최근 11배로 높아졌다.
신흥시장 평균 PER인 11∼12배와 비교해 이제 결코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종목별 과다한 디스카운트는 이미 해소된 상태"라며 "저평가 해소로 PER나 PBR의 중요성도 낮아져 새로운 투자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PER를 대체할 만한 투자지표로 EPS(주당순이익) 증가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제시하고 있다.
◆EPS 증가율에 주목해야


이종우 센터장은 "앞으로는 PER 수준보다는 EPS 증가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과거 실현된 이익이 주가에 반영되고 나면 투자자들은 미래에 실현될 이익으로 눈을 돌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50%가량 상승한 까닭에 저평가 매력보다는 향후 이익증가율이 주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내년에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들의 두드러진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EPS 증가율이 종목 선택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내년 EPS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이수페타시스(2005년 대비 1088.1%) 대우조선해양(319.5%) 대상(227.7%) 삼성중공업(224.8%) 현대중공업(165.1%) 코오롱(157.7%) 등을 꼽았다.


◆ROE 수준도 주요 잣대


김홍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증가율 못지 않게 투하자본 대비 어느 정도 이익을 내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인 ROE도 지금보다 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선진국 증시에서도 대부분 단순 주가지표인 PER보다는 기업의 이익창출력을 나타내는 ROE를 더 의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특정 종목의 ROE를 볼 때 업종 평균 ROE보다 높으면서 동시에 PBR는 업종 평균보다 낮은 종목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가령 경기 관련 소비재 업종(평균 ROE 12.6%,PBR 2.6배)의 경우 이 같은 기준에 부합되는 종목은 금호석유(각 18.7%,0.7배) 파라다이스(16.5%,1.3배)등이 대표적이다.
김 센터장은 "ROE는 종목을 선택할 때 1차적 검증 기준이며 경영진의 질이나 시장지배력,수익의 안정성 등도 함께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