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경제교육 '총체적 부실' .. 한국선진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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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민경제의식과 경제교육'을 주제로 개최한 월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의 경제교육이 교과목표는 물론 경제교과서 집필과 검정과정 교사 교과과정 목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선진화포럼은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진념·이승윤·김만제 전 경제부총리 등 원로급 전·현직 경제관료,경제학자,기업인들이 지난 9월 만든 단체다.
◆출발부터 잘못된 경제교육
주제발표에 나선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기업 정서의 원인을 찾아보면 결국 부실한 경제교육 시스템"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중·고교 교과서에서 반시장적 내용 등 466곳을 찾아 교육부에 수정을 요구해 82%가 받아들여졌다지만 대부분은 문구나 문장을 수정한 데 그쳤다"며 "전체적 논조와 경향에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현재 7차 교육과정의 경제교육 목표가 사회적 책임,경제윤리 등을 지나치게 강조해 사실과 규범에 혼동을 주고 있으며 교육과정 내용도 경제체제나 정부 재정 통일 등 추상적 문제를 많이 다루는 반면 정작 중요한 금융이나 통화제도 등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경제교과서를 사범대 교수와 교사 등이 집필하는 데다 검정과정도 6명이 5종의 교과서를 10일 안팎에 모두 검토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중학교 사회과목에 포함된 경제의 비중은 단원수로는 9%에 불과해 지리38%,세계사 27%에 비해 턱 없이 교육시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획처장은 이와 관련,"중학교 전체에서 경제를 배우는 시간이 전체 수업시간의 1% 안팎으로 적지만 경제 비중만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춘현 인천 연수여고 교사는 "학생들이 사회과목을 선택할 때 쉬운 사회문화 국사 등을 선택하고 경제는 선호도가 낮다"면서 "교사들도 경제를 가르치려면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과목을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와 대학이 나서야
권남훈 교수는 경제교육 강화를 위해 "차기 교육과정에서는 경제과목 이수를 필수화하고 시간도 늘리는 한편 토익과 같은 방식의 경제학 테스트를 개발해 기업 입사시험 등에서 활용해야 한다"며 "경제교육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민간기구 설치도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김정호 처장은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이 1986년에 정부에서 학교 경제교육을 종합 검토해 내놓았던 문제점과 거의 같다"며 "문제점은 인식했는데 해결에 지속성이 부족했던 만큼 교육계와 경제계의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이 사회과학계열 지원 학생에게 수능시험에서 경제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이를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준다면 학생들이 경제를 많이 선택할 것이란 제안도 내놓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