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기 상생협력회의] 무슨 얘기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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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서는 우수 협력사례 발표에 이어 중소기업·대기업계의 의견 개진이 이어졌다.
지난 5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열린 이날 간담회는 앞서 다짐한 상생 협력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의 점검도 겸한 회의 성격이었다.
"다음에는 식사라도 모시면서 점검 대화를 해 보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5월 '약속'에 따라 팥죽 오찬으로도 이어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빠지긴 했지만 구본무 LG·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들은 한결같이 대·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상생 협력이 확대되려면 경영 전략으로서 이론적으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책 연구소에 이론 연구를 지시했다. 중소기업계에도 연구를 제안했다.
◆구본무 LG 회장=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관계를 위해서는 중기의 기술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LG전자는 15년 이상의 경력 사원을 협력업체에 파견해 기술 지도와 경영 전반을 지원하고 LG필립스LCD는 부품 장비를 공동 개발해 국산화율을 상당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원 자금에서 10조원을 현금 결제했고 500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앞으로 신차종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예정인데 협력업체의 기술력이 관건이다.'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를 도입,협력업체와 본사 기술직원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지도한다. 부품업체의 품질이 떨어지면 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품업체와의 기술 개발이 꼭 필요한 과제다.
◆최태원 SK㈜ 회장=중소기업이 느끼는 현실적인 애로를 자금 문제로 보고 SK텔레콤 등 관계사들이 창의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20억원 출연,매출채권 담보대출,미래정보 이용료로 6600억원을 지원하고 있고 컨설팅 지원 확대 등으로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제도를 계속 창출해 나가겠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정보망을 통한 생산 관리가 활성화되면서 물건 정보 돈이 네트워크화되어 움직인다. 이런 속도가 경쟁력의 원천인데 협력업체는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구축도 어렵고 사용도 어렵다. 협력업체의 이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확대해 나가겠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의 성과공유제가 중소기업의 부품단가 인하 수단이라는 오해가 있던데 조사해 본 결과 중소기업이 제안하고 희망하는 경우에만 시행하더라. 역시 신뢰관계 아래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상생협력 6개월의 성과가 이 정도인데 2년반 전에 했으면 더 컸을 것 같아 아쉽다. 상생 협력이 지속되기를 '형님 기업'에 부탁한다. 중소 벤처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고 있다.
◆김태희 케이블렉스 사장=상생 협력에 글로벌 스타기업들은 적극적이다. 도요타 노키아 인텔에서 보듯 대기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 상생협력의 본질은 대기업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철학이 하부 조직에 잘 전달되는 것이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중기정책정보 제공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 포털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니 홍보를 잘해 달라. 또 실시간 업데이트가 생명이니 콘텐츠관리 전담팀이 잘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상생 협력이 초기 단계이지만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본다. 남은 문제를 경제단체 등을 통해 제안하면 실험해 나가겠다. 정부든 기업단체이든 여러 영역에서 성공한 사례를 통해 경영 전략으로 연구하고 이론적 토대가 마련돼야 아주 틀이 만들어진다. 벤처 생태계와 중기 생태계에 대한 대책을 지난해 5월께부터 세우고 있는데 앞으로 성과를 점검해 보고 내년 초 한번 짚어보겠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