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동아리 해외연수기] 스탠퍼드대서 창업자문 받았어요

지난달 1일.버스를 타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 패커드빌딩 앞에 내린 4명의 한국 대학생들은 우선 캠퍼스의 규모에 압도됐다. 도저히 걸어서는 끝을 찾아갈 수 없을 만큼 너른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잘 정돈된 광장을 지나면서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뒤로는 고딕양식의 건물과 교회가 보였다. 이제부터 창업아이템을 찾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했다. 창업동아리 LAFUTA2의 회원인 △전상웅(고려대 전자공학과) △최윤희(이화여대 국제학과) △소재현(서울대 식물생산자원과학부) △진희종(한양대 컴퓨터공학과)씨 등 4명의 대학생들은 스탠퍼드대 잔디밭에서 "서로 힘을 합쳐 휴대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벤처기업인이 되자"며 굳게 손을 잡았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대학생 해외창업연수에 참가한 이들 4명의 대학생은 잔디밭에서 나와 스탠퍼드대 전자공학연구실로 향했다. 네트워크분야에서 유명한 엘 개멀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연구실은 262호실에 있었다. 한국에서 개멀 교수와 약속시간을 잡을 때는 무척 힘들었으나 막상 이곳에 왔을 땐 다정하게 맞아주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개발한 'DJ링'에 대해 개멀 교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DJ링은 휴대폰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활용되는 음악과 음향을 개인화할 수 있는 기술.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자신의 음성을 넣을 수 있는 데다 변조 각색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자세히 듣던 개멀 교수는 이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와 리눅스의 오퍼레이션에 적합한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것을 권고했다. 그의 조언에 이들 4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냈다. 다름 아닌 'DJ앨범'을 만들자는 것.DJ앨범이란 영상과 음성을 접목시켜 영상에 적합한 음향이 처리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4명의 대학생들은 새해 초부터 이 DJ앨범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들은 10박11일간 스탠퍼드대 외에도 야후 애플 등 여러 기업을 방문,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입수했다.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외대 디지털정보공학과에 다니는 서기원 김상중 이원석 오선영 등 4명의 대학생들은 미국 동부지역을 찾았다. 창업동아리 PNP의 멤버인 이들은 인공지능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이곳에 갔다. 먼저 버지니아 로노크에 있는 사이버모션사를 방문했다. 이 회사의 CEO인 존 홀랜드씨는 이들이 개발한 인공지능로봇 SMbot가 이 회사의 생산품인 사이버가드와 비슷한 탓인지 짧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큰 소득을 얻어냈다. 이 회사가 새로 개발한 세이프가드 3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한 내비게이션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한국외대 PNP 멈버들은 앞으로 GPS를 활용한 인공지능로봇을 개발,창업할 것을 서두르고 있다. 중기청과 한경이 주최한 이번 해외대학생 창업연수에 참가한 팀은 모두 25개였다. 창업대학생연합(KOSEN)이 주관한 이 연수 행사는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가진 대학생들의 연구개발 능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높여 주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서류 심사와 외국어 평가를 거친 뒤 창업 아이템 발표회를 거쳐 선발됐다. 이번 창업연수를 다녀온 대학생들은 한결같이 다음엔 세계시장을 차지하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중기청은 새해에도 해외에서 참신한 창업아이템을 찾기를 바라는 대학생들에게 무료 연수기회를 줄 방침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