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기판매 '세밑 활개'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사는 김진일씨(34)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연말 성과급으로 개인용 컴퓨터(PC) 장만을 계획하던 그에게 지난 20일 서너통의 메일이 날아들었다. A사 삼성동 대리점이 문을 닫게 돼 200만원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99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곧바로 전화를 건 김씨는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직원의 설명에 10만원을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돈은 컴퓨터 배송직원에게 직접 전달키로 했다. 하지만 끝내 컴퓨터는 배달되지 않았고 이후 전화연락도 불가능했다. 연말 선물시즌을 노린 인터넷 사기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량의 메일을 무차별적으로 보낸 뒤 전화 연락이 오면 시중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을 미끼로 현금 결제를 요구,입금이 되면 곧바로 종적을 감추는 사기수법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 ◆세밑,보너스를 노린다 27일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터넷 할인사이트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 접수가 120건을 넘어섰다. 평소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 것. 특히 지난 20일 이후에는 하루 10여건의 신고전화가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다. 품목별로는 노트북,데스크톱 등 컴퓨터와 관련된 신고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기판매 식별법 소보원에 따르면 사업자 등록번호 등 필수 정보가 기재되지 않았거나 휴대전화번호만 기재된 사이트,현금결제만을 고집하는 경우에는 사기판매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사기판매 사이트는 컬러 실물사진들로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지만 정작 중요한 사업자등록번호 없이 행사 담당자 휴대폰 번호가 맨 위에 올려져 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지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카드 결제를 하더라도 20만원 미만일 경우에는 구제받을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20만원을 넘는 카드 결제의 경우 신용카드회사가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들어 구상권(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게시판에 소비자 불만이 많이 올라오는 사이트는 피하는 게 좋다. '대박세일' 등 자극적인 문구가 들어 있는 메일도 주의해야 한다. 사이트상에 소비자보호원 공정거래위원회 서울보증보험 등의 마크가 있는 경우 사실 여부를 해당 기관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소보원의 경우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인증을 하지 않고 있다. 주문 전 제품 정보,물품주문 및 배송·환불 절차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도 있다. 물품을 주문하기 전 사이트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 연락이 잘 되는지,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를 확인한다. 주문 후 주문번호,주문내역,영수증 등을 인쇄하거나 화면을 캡처해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동민·차기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