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사회주의 베네수엘라' 박차

중남미'좌파 바람'을 선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의 사회주의적 기업정책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차베스는 올 들어 대거 국유화시킨 기업들을 국가와 노동자들의 협동조합이 함께 운영하는 '공동경영(co-management)'제도를 시행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WSJ는 차베스가 '자본의 민주화'라고 지칭하는 이 제도가 베네수엘라가 사회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국내외 기업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향후 10여년에 걸쳐 국유화시킨 기업의 정부 지분을 해당 기업의 노동자들에게 매각,이들이 주주로서 회사를 정부와 공동으로 경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계획이다. 현재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제지업체인 인베팔 단 한 곳뿐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말 파산한 이 회사를 국유화시킨 뒤 회사 지분 49%를 노동자들에게 넘겼다. 하지만 차베스가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공동경영'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동경영제도는 1970∼1980년대 유고슬라비아에서 시작돼 동유럽 국가들에서 인기를 끌었던 '노동자 자주관리제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차베스의 스승이자 친구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의 노선과도 맞닿아 있다. 차베스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이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민간 기업들이 정부에서 돈을 빌리고 그 대신 자사 노동자들의 이사회 참여를 허용하는 등 공동경영을 보장하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차베스의 사회주의적 기업정책에 대해 기업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외국 기업인들은 이 같은 정부의 개입이 외국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기업인들도 차베스의 반기업정책에 대한 우려로 대규모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