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신도시 중도금 부담 커진다

송파신도시 주택공급계획이 확정되자 이곳 입성을 노리는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자금 조달 계획 없이 무턱대고 청약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파신도시는 후분양제 적용으로 골조공사가 10층까지 완료(공정률 40% 이상)된 뒤 일반에 분양되기 때문에 중도금 납입 횟수가 줄어들고 납입 금액도 많아져 분양 계약자들의 목돈 마련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분양제에서는 대금 납입이 계약금(분양가의 10∼15%)에 중도금(45∼50%)을 3~4개월 간격으로 6차례 정도 나눠내고 잔금(40%)을 치르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후분양제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납부 횟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인 3~4회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중도금 액수가 크게 늘게 된다.


오는 2012년 3월 입주하는 송파신도시 32평형 아파트를 예로 들어 보자.


분양가를 판교신도시 수준(평당 1000만원 추산)인 3억20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선분양제에서는 아파트 분양 시기가 통상 입주 2년6개월 전인 2009년 9월이 된다.
계약금 10%(3200만원)를 걸고 중도금 50%(1억6000만원)를 2666만원씩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한 뒤 잔금을 치르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후분양제에서는 분양 시기가 2010년 9월로 1년 정도 늦춰지게 된다.


후분양제는 공정률이 최소한 40%가 돼야 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약금을 내고 입주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1년6개월로 단축되며 그만큼 중도금 납입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만약 세 차례에 걸쳐 중도금을 나눠낸다면 한번 내는 금액이 선분양제의 2배 수준인 5330만원에 달하게 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 당첨자는 분양가 외에 1억원 이상의 자금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중도금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향후 금리 인상 요인 등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현금은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중도금 대출 규모는 주택투기지역에선 집값의 40%,투기과열지구 50%,나머지 지역은 60% 등이다.


송파신도시가 속한 송파구는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돼있어 집값의 40%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이 경우 앞에서 가정한 32평형 아파트는 분양가의 40%인 1억2800만원을 중도금 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중도금 대출을 받는다 하더라도 전용 25.7평 이하 아파트의 경우 최소 2억원 가까운 현금을 조달할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