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중소기업 자생력 길러줘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10대 중점추진과제 가운데 하나로 중소기업 창업 촉진과 구조조정 원활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사실 우리경제의 구조적 애로(隘路)가 중소기업의 급속한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적지않고 특히 대ㆍ중소기업 양극화를 부추기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둘러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그런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취약한 경쟁력은 어제오늘 지적돼 온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대기업들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존마저 위협받으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올해의 경우만 봐도 대기업들은 10%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생산액은 1.6%의 감소세를 면치 못했고 설비투자 역시 2.3%나 줄어든 형편이다. 내수부진이 장기간 계속된데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기업의 추격 등이 겹치면서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반이 튼튼하지 않으면 대기업들 역시 국제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정책을 핵심과제로 삼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은 금융이나 세제 등의 지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자생력을 기르는 것이다. 기술력도 없고 경쟁력도 부족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의 경우는 과감히 퇴출시키거나 업종전환을 유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한계기업을 억지로 살려나간다면 시장 여건만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다만 독창적 기술력을 확보한 혁신형 중소기업이나 성장가능성이 엿보이는 창업(創業) 기업들에 대해선 금융ㆍ세제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 이들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