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 "헷갈려 못내겠네" ‥ 잔금 시점따라 양도세 '하늘과 땅'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사는 김인화씨(45)는 5년 전에 산 강원 횡성군 임야 7000여평을 팔기 위해 이달 초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세금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안에 매매 계약만 맺으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가 잔금을 내년 초에 받을 경우 양도소득세가 최대 10배가량 많아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세법상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일은 잔금 납부일.김씨의 경우 과세표준이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게 된다. 이에 반해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32평형 아파트를 사기 위해 최근 매매 계약을 맺은 이상훈씨(42)는 절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 내년 2월 초 잔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올해 안에 매매계약만 체결하면 매수자가 부담하는 취득·등록세를 현재처럼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내면 되기 때문이다. 내년 초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을 앞두고 최근 부동산 매매 계약을 맺은 부동산 매수·매도인에게 적용되는 과세표준이 달라 거래 당사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거래 세금(양도소득세,취득·등록세)과 관련,올해 안에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고 내년에 잔금 지급과 함께 소유권을 넘겨받는 경우를 놓고 혼선과 오해가 집중되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부동산 매도인은 잔금 수령 시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정부와 여당이 소득세법 등 8·31 부동산종합대책 후속 법안을 연내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면 올해 부동산 매도계약을 체결했지만 잔금 지급일을 내년 초로 잡은 매도인의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은 최대 10배가량 올라가게 된다. 개정 소득세법에 따라 내년부터 부동산 매도인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과표가 실거래가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 매수인의 경우 지방세법과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시·군·구청에서 검인계약서만 받으면 내년에 잔금을 치르더라도 종전과 같이 기준시가나 공시지가로 취득·등록세를 낼수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