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쇼박스, 졸렬한 흥행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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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극장가에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액션영화 '태풍'과 멜로영화 '작업의 정석'을 각각 배급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자체 보유한 극장체인을 이용해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CJ는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작업의 정석'을 보여주던 CGV 상영관을 지난 26일부터 절반으로 줄였다.
2개관을 상영하던 곳에서는 1개관,1개관을 상영하던 곳에서는 다른 작품과 교차상영하고 있다.
지난 22일 전국 350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작업의 정석'이 첫 주말 103만명의 관객을 동원,CJ의 투자배급작 '태풍'의 흥행가도에 적신호가 켜지자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한 것.
이에 앞서 쇼박스는 지난 14일 전국 530개관에서 개봉된 CJ의 영화 '태풍'의 흥행질주를 막기 위해 자회사인 메가박스극장체인에서 '작업의 정석' 유료시사회를 마련해 '김빼기 작전'을 폈다.
양사는 그동안 경쟁사의 다른 영화에 대해서도 예매를 늦게 시작하거나 광고 홍보물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왔으며,예고편도 다른 작품보다 늦게 상영하는 방식을 동원했었다.
양사의 이 같은 배급싸움은 올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1위를 차지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웰컴투동막골' 등 올해 흥행 '빅3 영화'를 모두 배급한 쇼박스가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CJ보다 배급점유율에서 약간 앞서고 있지만 연말 흥행여부에 따라 판세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CJ와 쇼박스의 이 같은 배급싸움 탓에 '태풍'의 제작사인 진인사필름이나 '작업의 정석' 제작사인 청어람 등 소형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또 극장체인이 없는 IHQ의 투자배급작 '파랑주의보' 등은 스크린잡기 경쟁에서 아예 탈락하고 말았다.
중견영화투자사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졸렬한 싸움'을 막고 한국 영화시장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할리우드처럼 투자배급사가 극장체인을 갖지 못하도록 입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