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우 상인들… 개인용 비행기 22대 단체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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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남부 원저우시 상인들의 '무서운'구매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원저우시는 중국에서 민영기업이 가장 발달한 부자 밀집 지역. 이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카이 정타이 등 22개 기업의 경영자들이 7개 국내외 유명 비행기회사에서 한 기업당 한 대씩 총 22대의 개인용 비행기를 단체로 구매했다고 동방조보가 29일 보도했다. 총 구매액은 1억3000만위안(약 162억5000만원)에 이른다.
가격은 대당 40만위안(약 1250만원)에서 6000만위안(약 75억원).
전력설비를 제작하는 민영기업인 이카이 그룹의 투창중 회장은 "생활의 품위와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용으로 쓰기 때문에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비행기를 집단 구매한 원저우 상인들은 1개월여 전 원저우의 '러칭 비행기 클럽'에 가입한 회원들로 클럽측이 최근 주최한 비행기 전시회에서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원저우는 개인용 비행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지역이 됐다고 동방조보가 전했다.
그동안 중국의 기업인들이 사용해 온 개인용 비행기는 9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태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은 투자도 집단으로 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0년부터 상하이 베이징 등지를 돌며 집단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부동산 투기열풍의 주범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이들은 차오팡퇀(炒房團,부동산 투기단)에 이어 차오메이탄(炒煤炭,석탄 투기단)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중국의 대표적인 석탄생산지 산시성의 광산에 투자한 규모만 해도 30억위안(약 3750억원)에 이른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지난해부터는 북한 투자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으며,최근엔 유화 등 예술작품으로까지 집단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이들의 투자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에서 돈 버는 길이 보인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원저우의 개인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예금 포함)은 3000억 위안(약 37조5000억원)으로 원저우 GDP(1220억위안)의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중국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