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재계 경영화두는 '도전과 혁신'

'도전과 혁신.'


병술년 새해를 맞는 주요 그룹의 총수들은 2006년을 꿰뚫는 경영화두를 공격적인 단어로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장 동력을 발굴,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70,80년대까지 일본 등 선진국의 제품을 복사(copy)하는 데 급급하다 외환위기를 좌초했던 '2등'추구 정신을 버리고,구조조정 터널을 벗어난 지금이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올라서기에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까지 경영키워드로 제시됐던 '기본으로 돌아가자'나 '이젠 다시 성장이다'처럼 다소 의기소침했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초일류기업 향해 도전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은 2일 영상메시지로 발표될 신년사를 30일 미리 내놓고 초일류 기업의 자신감을 내비치며 변화와 혁신,창조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삼성은 오랫동안 선진기업들을 뒤쫓아 왔으나 지금은 쫓기는 입장에 서 있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데도 세계의 경쟁자들은 힘을 합쳐 우리를 견제하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다른 글로벌 기업을 추격하던 쉬운 길에서 벗어나 험난하지만 새 길을 앞서 개척하자고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세계 최고의 품질 수준 반열에 오르는 시점까지 품질경영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도 브랜드 경영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시장은 더 이상 다른 시장이 아니다"며 중국 중심의 세계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국 철강업계의 추격을 염두에 둔 듯 "차별화된 전략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 리더십과 모든 부문에서 낭비요소를 없애는 원가경쟁력을 갖추자"고 강조했다.


◆혁신 통해 비약적 성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기업체질 개선을 통해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자"며 "고유가 등 외부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갖추고 고객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자"고 당부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창업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재계순위 10위권 밖에서 5대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해로 삼자고 선언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에 발맞춰 그룹의 향기와 빛깔도 더욱 진취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해외투자는 물론 대한통운 등의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방침을 '안정과 도약'으로 내걸었다.


오너 일가의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그룹의 비상경영위원장인 유병택 ㈜두산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대북사업에서 난관을 극복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2010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현대그룹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2006년을 '변화와 성장'의 해로 삼아 핵심 사업 강화 및 신성장사업 발굴 등에 주력하자고 강조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신년사를 보면 반기업 정서나 고유가,원화강세로 고전했던 지난해와 달리 공격적인 경영으로 경제회복을 주도하겠다는 재계 총수들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