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심상치 않은 환율동향 대책은 없나

환율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새해 첫 외환거래일인 어제 달러당 1010원이 붕괴됐다. 이 같은 환율하락은 그나마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환율 하락은 벌써부터 예견(豫見)된 일이기는 하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뚜렷한데도 우리 수출은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 달러공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수출은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도 두자릿수 증가율이 전망되고 있다. 무역흑자가 계속 쌓이면서 갈수록 원화가치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원화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미 세자릿수 환율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도 올해 달러당 900원대로 내려가는 것을 기정사실화할 정도다. 게다가 우리와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 엔화에 대한 환율까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양상(樣相)이고 보면 악재가 겹쳐진 셈이다. 다만 환율 하락속도가 지나치게 급속히 진행될 경우 경제전반에 큰 충격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은 물론 기업들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시적인 환리스크 대응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얘기다. 물론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 및 품질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개발로 경쟁력을 더 높이는 것만이 최선의 대책이다. 달리 뾰족한 대책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환율급락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능동적인 정책수단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리스크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ㆍ품질ㆍ디자인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