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전격 중국 방문] 도착시간 넘기자 "1차 행선지 어디냐" 술렁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사실이 알려진 10일 오전부터 정부 당국과 중국 외교가는 이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밤 늦게까지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자 1차 목적지가 어딘지를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난무했다. 국정원과 통일부 외교부 등 관련부처들은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가 오전 7시30분께(이하 한국시간) 단둥역을 통과하고 3~4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방중 사실을 시인하는 분위기였다. 이때쯤 한·미 군 정보당국도 위성사진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기정사실화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9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2시간 동안 단둥역이 통제됐다"며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지나갈 때 외에 이런 정도의 경계 강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초 베이징 도착 시간으로 점쳐졌던 오후 5시를 훌쩍 넘기면서까지 베이징 기차역과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에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자 베이징 외교가는 또 한 번 술렁거렸다. 중국 외교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은 간접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겼다. 한 외교소식통은 "1차 행선지가 베이징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상하이행(行)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원기 국회의장의 상하이 방문이 당초 11일에서 하루 늦춰졌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의 근거로 작용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그러나 "베이징이 아니라는 이유로만으로 상하이행을 단정할 수 없다"며 톈진 등 다른 지방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이징에서 기차로 10시간 이상 걸리는 상하이로 강행군할 이유가 없으며 경제시찰이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톈진 등 베이징 인근산업도시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방중 목적지가 애초부터 베이징이 아닌 랴오닝 헤이룽장 지린 등 동북3성이며 목적도 정상회담이 아닌 경제시찰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