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장 릴레이 기고/2006년의 과제] 농산물 추가개방 철저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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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섭
금년에는 우리 농업이 성장하는 다른 경제부문과 긴밀한 연계 속에서 발전의 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의 노력과 함께 일반 국민의 이해와 정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작년에는 농업부문에 유달리 굵직한 일이 많았다.
쌀협상 결과의 국회 비준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기도 전에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로 일부 농민이 홍콩 당국에 억류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들이닥친 남부지방의 폭설 피해는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시장개방과 자연재해는 농업 분야가 헤치고 나가야 할 외부적 도전들이다.
고비용 저효율 생산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마케팅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것도 우리 농업이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그 중에서도 금년에 농업부문에 주어진 과제는 단기 현안,시장개방 대응,구조조정과 영세농 대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단기 현안으로 쌀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
작년 쌀수매제를 공공비축제로 전환하면서 수확기에 겪은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도하개발아젠다 논의에서 무역왜곡적 보조의 감축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과거의 수매제도로 되돌아갈 수는 없으며 공공비축제는 정착돼야 한다.
이때 쌀 수매와 방출이 시중가격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므로 산지의 미곡종합처리장을 주축으로 민간 유통주체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금년 상반기 소비시장에 등장할 수입쌀의 유통대책도 차질없이 마련해야 한다.
둘째,농산물 시장의 추가개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도하개발아젠다 농업협상과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농산물 관세의 추가 감축은 경쟁력이 약한 국내 농업에는 커다란 위협 요인이다.
농산물 시장을 언제까지나 고관세의 장벽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것쯤은 농업인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농업인들은 작목전환이나 전업을 가능하게 할 정도의 속도로 시장 개방이 진행될 것과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정확한 보상원리가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수입 농산물의 실제적 위협은 중국으로부터 오고 있다.
중국산 농산물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가 공세로 시장을 교란하고 식품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데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셋째,농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영세농 및 중소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 격차가 심하다고 경쟁력 제고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전체 농가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품목별로 전업농의 규모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생산 비중은 점차 커지고 우리 농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고령농 영세농은 적극적인 사회복지 정책을 통해 생계를 지원하고 농업자원은 전업농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중소농 가운데 일부는 대규모화하고 나머지는 친환경 농업 등을 통한 상품 차별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농업정책의 핵심목표는 농가소득의 상향 안정화와 농산업의 발전에 있다.
정부는 119조원의 투융자계획에서 시장개방에 대비한 2013년까지의 농업발전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의 세부계획으로 2006년 농정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그 결과에 따라 2007년 이후의 투융자계획도 적절하게 수정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