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사명감 대신 '비전'을 세워라‥'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

기업은 미래 목표를 세우고 조직을 정비하는 카드의 하나로 '비전'(Vision)을 활용한다. 대형 선박이 전속력으로 전진할 때와 같은 폭발적 에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근(語根)인 'Vis'의 의미가 '눈에 보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그림'이라는 점에서 추상적인 희망과 대비되기도 한다. 그래서 매력이 있는 걸까. 성공한 조직이나 리더들은 대부분 이 '좌표'를 통해 지향점을 찾았다. 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 책상 위에 애플컴퓨터를 올려 놓으려 했다. 디즈니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지금도 꿈꾸고 있으며,화이자는 인간의 무병장수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아디다스를 쳐 부수자'는 나이키의 구호도 조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비전경영이다. 또 조지아의 언덕 위에서 흑백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청사진을 그린 킹 목사의 연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나 사람을 달에 보내겠다는 케네디의 프로젝트도 훌륭한 비전이었다. 스탠퍼드 대학은 서부의 하버드가 되자는 목표를 1940년대에 세웠고,영국가수 클리프 리처드는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그림자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라고 사랑의 비전을 노래했다. 여기에 모방이 있을 리 없고 설익은 사명감이나 제3자의 비현실적 목소리는 더욱이 없다.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켄 블랜차드 외 지음,조천제 옮김,21세기북스)는 소중하고 절실한,그래서 더욱 강력해진 목표들을 구체화하는 도구다.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을 만한 비전을 찾고 실행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노하우를 한 이혼녀와 2세 경영인의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간다. 비전이란 '등대'를 따라가 여는 기회의 문,그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생생한 과정이 흥미있다. 켄 블랜차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겅호'의 저자이기도 하다. 조직의 훌륭한 비전은 성장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그것은 보는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개인에게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믿음을 낳게 만든다. 그 믿음은 또 다른 비전을 낳고….211쪽,1만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