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CEO 릴레이 인터뷰] (3)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대우건설은 매각이 예정돼 있지만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되든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는 성장기반을 이미 탄탄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대우건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더 클 수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 새 주인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우건설 박세흠 사장(57)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추진하는 지분 매각은 올 상반기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10조원 수주 시대'를 여는 등 실적 호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사장은 "올해 신규 수주액은 10조원으로 수주 잔액이 모두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앞으로 3∼4년간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어서 지분 매각 결과와 관계없이 성장기반은 확실히 구축돼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지분 매각이 예정돼 있는데.


"오는 20일 예비 입찰이 실시되는 등 매각작업이 본격화된다.


매각은 대주주인 캠코 주관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지겠지만,최고경영자 입장에서 말한다면 매각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새 인수업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대우건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적자원이다.
대우건설은 아직도 '건설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인력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타 건설사는 물론 부동산개발 등 관련업계에서도 대우건설 출신들이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다.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아 생존한 회사지만,단기간에 다시 최고의 건설사로 재탄생한 것은 이들의 노력 때문이었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경영방향은.


"국내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토목사업에 중점을 두면서 해외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해외부문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 들어서도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12일 작년 해외 수주총액의 70%에 달하는 8억7500만달러 공사를 따내는 등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따르는 만큼 수익성 있는 공사를 선별 수주하는 방식으로 해외사업 비중을 전체의 15% 수준으로 유지할 생각이다.


주택부문에서는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공격적인 공급에 나설 것이다.


대우건설 정도의 규모를 가진 건설사는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이익이 조금 적게 나더라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주택을 공급할 것이다."


-대우건설의 강점을 꼽는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이다.


남들이 외면하는 힘든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또 끝까지 해낸다.


우리 회사가 선점한 나이지리아나 사할린은 타 건설사들이 꺼리는 오지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현장 사정에 밝은 실무 담당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시된다.


실무자들이 필요하다는 일은 당초 계획을 수정해서라도 곧바로 채택해 실행에 옮긴다.
이 점은 다른 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대우건설의 강점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