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사람들] 이종화 레이크우드(구 로얄)CC 사장


이종화


레이크우드CC는 지난해 로얄CC에서 이름을 바꾸면서 골프장 전체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프로골퍼 닉 팔도의 설계로 코스를 개조한 뒤 진입로와 클럽하우스도 새로 만들었다.총 290억원이 투입된 클럽하우스는 규모가 3천평으로 국내 최대이며 내부 시설과 인테리어도 특급호텔 수준이다.


골프장 변신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이종화 사장이다.


영화배우를 연상시킬 정도로 수려한 외모와 균형잡힌 체격을 갖춘 이 사장은 골프장 말단 직원으로 출발해 입사 후 27년5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중학교 체육교사를 1년 정도 하다가 골프장에 들어왔더니 연탄 가는 일부터 시키더군요. 처음에는 교사를 하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죠.하지만 한 번 해서 안되면 열 번 노력하고 그래도 안되면 백 번 노력하는 마음가짐으로 일했습니다."


이 사장은 경영학과 체육학 등 2개의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운동에도 능해서 유도 6단,태권도 5단,합기도 7단,역무도 7단,격기 7단 등 무술 단수를 합치면 32단이 된다.
그가 일을 하면서 공부에 전력하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중학교 때부터 유도선수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공부에 소홀하게 됐지요. 회사에 들어오니 제 앞길이 너무 뻔해 보였어요. 실력이 없으니까 아무도 절 알아주지 않더군요. 그때부터 이를 악 물고 공부를 했습니다."


이 사장은 1979년 경희대 대학원에서 관광경영학 석사를 따낸 뒤 이 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싶어 87년 전북산업대 관광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당시 계열회사가 있던 제주에서 근무했던 이 사장은 비행기를 타고 수업을 다니는 강행군 끝에 4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전주대 관광경영학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 제주에서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도교수가 자주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배려해 줬지만 한 번도 요령을 피운 적이 없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서울 중계동의 빛과 소금교회 장로이기도 한 이 사장은 최근에는 신학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갔다.


"올 연말에 9홀을 증설해 레이크우드를 36홀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클럽하우스도 이를 감안해서 지었어요. 아울러 골프장 부근에 트레킹코스 놀이공원 등 종합레저타운도 건립할 방침입니다."


운동하려면 걸어야 한다는 지론으로 골프장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앞다퉈 도입한 전동카트도 들여오지 않을 방침이다.
이 사장은 "직원이 곧 회사 자산"이라면서 "'오래된 장이 맛있다'라는 말이 있듯 나이든 직원이나 캐디일수록 경험이 많은 만큼 대접을 잘 해주겠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