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크라운제과·해태제과‥회장이 개발한 '교육+놀이' 고스톱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직원들과 산에 오를 때면 산 정상 또는 인근 음식점에서 어김 없이 고스톱을 친다.


그러나 그가 직원들과 치는 고스톱은 일반 고스톱과는 룰이 사뭇 다르다.
윤 회장이 개발한 고스톱 룰은 '갑오 고스톱'을 넘어 최근에는 '13 고스톱'으로까지 진화했다.


'갑오 고스톱'은 같은 화투패를 맞추는 일반 고스톱과 달리 '일'과 '팔','삼'과 '육' 등 두 패를 합친 수가 9로 끝나는 패끼리 짝을 맞춰야 한다.


물론 고도리,청단 등의 점수는 일반 고스톱과 같다.
'13 고스톱'은 두 패를 합친 수가 13으로 끝나는 패끼리 맞춰야 하므로 '갑오 고스톱'보다 더 복잡하다.


고스톱을 '화합 도모'와 함께 직원들의 두뇌 회전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윤 회장은 자신이 개발한 고스톱을 '리스크 매니지먼트 게임'이라고도 부른다.
이른바 '조커'로 불리는 보너스피 중 하나를 7피로 인정한 뒤 7피짜리 보너스피를 가져 갔음에도 불구하고 3점밖에 나지 못하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2000원씩을 물어줘야 한다.


자신이 '고'를 했다가 '바가지'를 썼을 때 물어야 하는 리스크와 '스톱'했을 때 져야 하는 부담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키 183cm,몸무게 100㎏의 거구인 윤 회장은 올해 61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의 한 전형을 보여 준다.
그의 와이셔츠 주머니에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가,양복 주머니에는 소형 녹음기와 PDA가 항상 들어 있다.


길을 가다가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하면 곧바로 '디카'를 꺼내 찍어 둔다.


메모는 기본적으로 PDA를 통해 하며,PDA를 쓰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녹음기을 활용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